[촌부의 단상]
또다시 나무작업 시작
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시월 스무이튿날
어제 늦은 오후 잠시 빗방울이 제법 굵었다.
하지만 이내 그쳤다. 잔뜩 찌푸린 하늘이더니
결국은 잠시잠깐의 비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늘 아침도 어제와 같은 영하 1도, 초겨울의
날씨 치고는 따스한 것이다. 바깥일을 하기엔
아주 이상적인 날씨였다고나 할까?
지난 주말 집에 다녀간 맥가이버 마을 아우가
"형! 더 추워지기전에 이제 슬슬 나무작업을
시작합시다. 돌아보니 몇 그루 잡아야겠던데
우선 밭에 그늘이 지는 낙엽송 한 그루 잡고,
개울가 고사목하고 주차장 입구 죽은 나무도
잡아야 할 것 같습디다." 라며 도와주겠다고
했다.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는 참 고마운
아우다. 어제 아침나절 올라오겠다며 전화가
왔다. 미리 작업준비 해놓으라고... 부랴부랴
엔진톱에 연료를 채우고 보충연료 준비까지
해놓고 고지톱과 높은 나무를 넘길 때 필요한
밧줄까지 준비했다.
큰밭가 언덕배기 낙엽송과 잣나무 한 그루씩
잡기로 했다. 이 녀석들은 키가 큰 나무라서
밭에 그늘이 지는 것은 물론 잎파리가 떨어져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베어냈다.
엄청나게 키가 큰 나무라서 방향을 잘 잡아야
했다. 아우는 거의 프로수준이라서 거침없이
엔진톱을 참 잘 다룬다. 쓰러진 나무의 가지를
잘라내고 통나무는 적당한 크기로 토막냈다.
나머지 정리작업은 촌부의 몫이다.
그 다음은 작업이 까다롭고 꽤 위험한 일이다.
시냇가 커다란 고사목과 주차장 입구 시냇가
쪽의 팥배나무와 참나무 세 그루는 긴 밧줄을
묶어 방향을 잡아 베어야했다. 자칫 잘못하여
건물쪽으로 넘어지면 파손 염려가 있기 때문,
아우의 판단에 따라 차근차근, 조심조심 하며
나무를 베었다. 거의 대부분 시냇가로 넘어가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세 그루는 주차장으로
넘어지게 했다. 서있을 때와 넘어뜨렸을 때는
엄청 다르다. 자빠진 나무는 하나하나 가지를
쳐내고 적당한 크기로 토막을 내놓았다. 모두
시냇가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있다. 주변 잡목
또한 잘라 시냇가 정비를 했다. 거의 하루종일
걸린 작업이었다. 마을 아우가 너무 고맙다.
이제 정리작업은 우리 몫이다. 널부러진 나무,
양이 엄청나다. 하나하나 장작크기로 토막을
내야하고 잔가지는 윗쪽으로 올려놓고 토막을
내야한다. 시냇가에서 위쪽으로 끌어올리려면
땀 꽤나 흘리게 될 것 같다. 통나무는 지름이
못해도 30~50센티는 되고도 남을 듯 할뿐만
아니라 무게 또한 장난 아닐 것 같다. 앞으로
며칠동안 시냇가에서 나무작업을 하게 될 듯...
날씨가 더 추워지기전에 작업 마무리를 해야
한다. 시냇물이 얼게 되면 작업을 할 수 없다.
솔직히 말하면 이 작업으로 생기는 땔감나무는
올겨울에 쓸 장작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 해도
우리가 해야하는 일이라서 시작한 김에 빨리
해치울 생각이다. 농사가 끝났지만 일은 자꾸
생겨서 쉴 틈이 없는 것이 산골살이다. 보이는
것이 다 일이라고 할까? 흔히들 하는 말처럼
놀면 뭐하겠는가? 끝없이 움직이며 일하는 것,
이런 것이 산골살이를 하는 우리의 일상이며
일복 많은 촌부의 삶이고 인생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