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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묵정밭 예초기작업을... 

 

2024년 11월 10일 일요일 

甲辰年 음력 시월 초열흘날 

 

요즘 날씨는 예측불허인가? 

어제와 달리 오늘 아침은 꽤 쌀쌀하다. 

기온은 1.5도, 또 서리가 내려 지붕이 하얗다. 

서리는 왜 생기는 것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상의 물체 표면에 얼어 

붙은 것. 땅 위의 표면이 복사 냉각으로 차가워 

지고, 그 위에서 수증기가 승화하여 생긴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알기로는 기온이 이슬점 

아래로 떨어지면 대기 중의 수증기가 얼어붙어 

생기는 현상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한새벽에는 

기온이 빙점 이하로 떨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기상학자도 아닌데 무슨 딴소리, 그저 궁금한 

것은 어렴풋이라도 알고싶은 생각이라서... 

 

어제는 바깥일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날씨였다. 

요최근에 바깥일을 하면서 땀을 흘려본 기억은 

별로 없다. 그런데 어제는 온몸이 푹 젖을 만큼 

땀을 흘렸다. 무슨일을 했는냐고... 아마 올해의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예초기작업을 했다. 많이 

망설이다가 딱히 할 일도 없으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려 두어 시간동안 해치웠다. 

지목(地目)상으로는 밭(田)인데 산처럼 그냥 

방치한 묵정밭이다. 오래전 前주인이 그 밭에 

낙엽송을 조림하여 마치 산처럼 보였던 것이다. 

 

몇 해 전 못해도 30년 가까이 된 수령(樹齡)의 

낙엽송을 모두 다 베어버렸다. 낙엽송의 특성상 

높이가 20~30m까지 자라는 것에 반해 뿌리가 

약해 태풍이 불거나 장마철 강풍에 뿌리째 뽑혀 

자빠지기도 하여 집주변에는 위험천만인 나무, 

그래서 삼판업자를 불러 다 베어버렸던 것이다. 

그리고는 그냥 방치했다. 돌이 워낙 많고 또한 

조릿대(산죽)와 두릅나무가 서식하고 있었다. 

우리는 예전에 이곳을 '모닝가든'이라고 불렀다. 

낙엽송 사이로 오솔길을 만들어 걷기도 했었던 

비탈진 묵밭이다. 어쩌면 24년전 초창기 우리 

산골가족 추억이 서려있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묵밭이지만 그냥 놀리기는 아까운 생각이 들어 

활용방안은 나중에 차츰 생각하기로 하고 우선 

잡목과 잡풀을 제거하기로 한 것이다. 지금까지 

있는 밭도 힘들어 하면서 또 무슨 밭을 만드려고 

하느냐며 아내의 성화가 대단하다. 그래서 손이 

좀 덜가는, 손이 안가는 쪽을 생각해볼 참이다.  

쇠날 예초기로 크고작은 수많은 잡목과 잡풀을 

베어내는 일은 그야말로 예사롭지않은 일이다. 

조금만 굵은 나무에 예초기를 들이밀면 멈추고 

넝쿨식물은 쇠날을 휘감아 버려 수없이 멈추길 

반복했다. 꽤 오랜 세월 예초기작업을 해왔지만 

이렇게 험난한 작업은 처음, 그뿐만이 아니다. 

사방에 바윗돌이 숨어있었고 군데군데 서있는 

두릅나무가 다치지 않게 하려고 신경을 써야만 

했다. 그렇게 작업을 하고나니 아직은 밭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럴듯한 모습이라서 흐뭇했다. 

올해의 마지막 예초기작업은 모닝가든이었다. 

 

그러고보니 어제는 이래저래 일이 제법 많았다. 

앞마당과 현관앞에 떨어진 낙엽을 쓸어 모았다. 

이젠 더 떨어질 나뭇잎이 없다. 청소를 겸하여 

깔끔하게 쓸어 마대부대에 담은 다음 밭고랑에 

갖다 뿌려놓았다. 겨우내 썩어 거름이 되라고... 

늦은 오후, 밭에서 걷어낸 멀칭비닐을 자동차에 

싣고 아내와 함께 바우골 형수님댁으로 갔다. 

마을 멀칭비닐 집하장 가는 길에 형수님댁 것을 

함께 싣고 갈 생각이었는데 엊그제 조카녀석이 

다녀가며 갖다놓았다고 했다. 우리 차, 효붕이는 

새차라서 흙투성이 지저분한 멀칭비닐을 싣는 

것이 좀 그랬다며 웃으셨다. 그런 마음 고맙다. 

마을 집하장에서 시건장치를 열고 들어가 놓고 

왔다. 멀칭비닐은 재활용이 가능하여 한꺼번에 

정리한 다음 팔아서 부녀회의 기금으로 쓴단다. 

그래서 모든 농가들이 집하장에다 갖다놓는다. 

이제 완전히 올해의 농사가 마무리 되었다. 

그래도 또 일이 보여 종종거리면서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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