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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309_5.jpg : 촌부의 단상-아내의 수제 돈가스IMG_20200309_4.jpg : 촌부의 단상-아내의 수제 돈가스IMG_20200309_3.jpg : 촌부의 단상-아내의 수제 돈가스IMG_20200309_2.jpg : 촌부의 단상-아내의 수제 돈가스​[촌부의 단상]
아내의 수제 돈가스

3월 9일, 음력 庚子年 이월 열닷새 보름날
요즘은 이른 아침과 한낮의 일교차가 상당히 심하다.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영하 5도에 머무는 기온,
그런데 한낮에는 두터운 겨울옷이 부담스러울 만큼
기온이 오른다. 어제 오후 잠시 읍내에 다녀오려고
자동차 시동을 켰더니 영상 12도였는데 봉평 읍내는
영상 15도까지 기온이 쑤욱 올라가 있는 것이었다.
아침, 저녁은 겨울에 머물고 한낮은 봄속으로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곳 산골은 한동안 두 계절이
공존하게 될 것 같다. 오늘도 여전히 서리는 내렸다.

어제 오후에 읍내 단골 식육점에서 돈가스用 고기를
사는데 종업원이 "돈가스 식당을 하시나봐요?"라고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는 웃으며 "아니요, 만들어서
도시에 있는 아들에게 보내려구요." 했더니 웃으며,
"돈가스用 고기를 이렇게 많이 사가시는 분은 식당을
하시는 분이 아니면 없거든요. 돈가스를 잘 만드시나
봅니다."라고 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이따금 돈가스用
고기를 사다보니 왜 많이 사는지를 잘 아시는데 어디
가셨는지 안계셔서 이 종업원은 처음이라 의문이 생긴
모양이다. 하긴 이 산골에서 돈가스用 고기를 이렇게
많이 사가는 손님이 드물기도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내가 수제 돈가스를 만들어 아들 녀석에게 먹이기
시작한 것은 그 역사가 30년이 넘었다. 아들 녀석은
이 세상의 그 어느 유명한 셰프가 만드는 돈가스보다
지 엄마가 손수 정성껏 만든 돈가스가 가장 맛있다고
하며 최고라고 한다. 그 말에 나이 40이 된 지금까지
아내는 아들 녀석에게 돈가스를 만들어 냉동을 시켜
보내주곤 한다. 어제 아침나절에 아들 녀석과 통화를
하더니 지난 설에 만들어 보낸 돈가스를 다 먹었다고
했단다. 어차피 휴가이니 만들어 아들에게 갖다줄 겸
다녀오자고 했다. 돈가스 만들어 갖다준다니 녀석도
좋아했고 모처럼 함께 식사 하자고 했다며 싱글벙글...

아내가 돈가스用 고기를 우유와 달걀, 갈아놓은 양파,
생강가루, 후추, 소금을 넣고 재어놓는 사이에 촌부는
식빵을 분쇄기로 거칠게 갈아서 빵가루와 함께 섞어
돈가스 겉에 묻힐 튀김옷을 만들었다. 아내가 만드는
돈가스는 뭐 그다지 특별한 레시피는 아니다. 그런데
왜 맛이 있을까? 아마도 사랑이 듬뿍 담긴 정성스런
아내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아내는 30년전 우연한
기회에 수제 돈가스를 만들게 되었단다. 아들 녀석이
하도 돈가스늘 좋아하여 시중에 파는 것이 아닌 것을
찾다보니 전통시장 한 모퉁이의 식육점의 손수 만든
돈가스를 알게되었고 수시로 다니다보니 그 집 주인이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서 손수 만들어 보라고 한 것이
지금껏 아내가 돈가스를 계속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아들 녀석이 무척 좋아하는 산골 아낙표 수제 돈가스,
촌부는 아들처럼 썩 즐기지는 않는다. 그런데 가끔씩
먹어보면 정말 맛이 좋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갇혀있어 촉촉하여 식감이 너무나 좋다고나 할까? 

이번엔 돈가스와 곁들여 먹으면 좋다고 하여 한 가지
더 만들어 보낸다며 열심히 뭔가를 또 만들고 있었다.
그것이 뭐냐고 물었더니 '해쉬브라운'이라고 하였다.
감자를 삶아서 잘 으깬 것과 생감자를 잘게 다진 것에
녹말가루, 소금, 후추를 넣고 반죽을 하여 한번 먹을
만큼씩 랩에 소포장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까
가끔 해주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 또한 맛있는데...
벌써 아들 녀석이 좋아하며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럼 준비하고 아들 녀석을 보러 출발해볼꺼나...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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