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책 표지 올리기 릴레이 동참
3월 6일, 음력 庚子年 이월 열이튿날
오늘 일기는 #임순택 고교 선배님으로 부터 이어받은
<책 표지 올리기 릴레이> 이어가는 걸로 대신합니다.
한국은행 출신의 임순택 선배님은 경제학, 경영학을
전공하여 대학교수로 강단에 서셨고 글솜씨가 뛰어나
시인으로 등단하신 문인입니다. 또한 하루 만보 이상
걷기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가시는 정말 대단하신
선배님이시며, 가수 임채언의 부친이시기도 합니다.
이런 분으로 부터 지명 받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촌부가 오래전 아주 감명깊게 읽었고 지금도 가끔씩
꺼내보는 빛바랜 책입니다. 이 릴레이를 이어갈 책은
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 부부가 쓴 <조화로운 삶>
입니다. 책에 대한 소개는 얼마전 동인지 <푸른문학>
봄호에 기고한 글이 있어 이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아울러 촌부가 다음 바통을 넘길 주자는 지난 2월에
대한민국 100대 명산 등정을 무사히 모두 마치신
#윤세의 고교 선배님이십니다. 선배님은 등정후에
오르신 산의 등정기를 올리시는 분입니다. 이 촌부도
오래전에 우리나라에서 유명하다는 산을 열심히 많이
올랐고 나름 산을 아끼고 사랑한다고 여기다가 20년
전부터 산이 좋아서 산골살이를 하고 있기에 더욱 더
선배님의 100대 명산 등정 마무리는 남다르게 다가
왔습니다. 마치 촌부의 꿈을 대신 이루어주신 듯하여
너무나 뿌듯했습니다. 선배님의 의사를 여쭤보지도
않고 지명하여 송구합니다만 평소의 등정기를 봐서는
이 릴레이를 이어가 주시리라 생각됩니다.
※책 소개
삶을 바꾼 한 권의 책
오래전 서점에서 한 권의 책을 사가지고 집으로 와서
하루 저녁에 다 읽은 기억이 새롭다. 당시는 십수년째
전원행을 계획하고 있다가 실행에 옮기려고 마음먹고
있던 시기라서 촌부에게 이 책은 너무나 감명 깊었고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 뒤로도 몇 번을
더 읽은 전원생활 지침서와 같은 책이 <조화로운 삶>
이다. 촌부는 책을 구입하면 읽기 전에 책을 사게 된
사연이나 책의 첫 느낌, 구입한 날짜를 기록하고 필히
서명을 해놓는 버릇이 있다. 워낙 구입한지 오래되어
색이 바랜 책 뒤에 이렇게 적어놓은 것이 새삼스럽다.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조화로운
삶"이라고 생각하며, 언젠가는 우리 부부도 숙원하는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2000년 4월 27일>
이 책을 다 읽고 난 그날 감명을 받은 촌부는 일기에
이렇게 간략하게 소감을 적어놓고 꿈을 키워 나갔다.
☆☆☆☆☆
1932년 헬렌 니어링, 스코트 리어링 부부가 뉴욕을
떠나 도시생활을 접고 버몬트 시골로 가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시작했다. 당시 그들 부부의 머릿속에
그리며 목표로 삼아 실천에 옮기려던 조화로운 삶은
자연 환경과 사회 환경에서 스스로 자급 능력을 갖춰,
더 넉넉하고 더 만족스러운 삶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이들 부부는 "조화로운 삶을 위한 기본 가치"를 저서
<조화로운 삶>에서 네 가지로 피력을 하고 있다.
"단순한 생활,
긴장과 불안에서 벗어남,
무엇이든지 쓸모 있는 일을 할 기회,
그리고 조화롭게 살아갈 기회."
그들 부부의 삶을 우리 부부가 그대로 따라갈 순 없다.
시대적인 여건이나 환경, 살아가는 방식이 다를 뿐만
아니라 누구나 각자 나름의 처해진 형편이나 여건을
감안하여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삶을 개척하고
자기만의 삶을 영위하는 것이 만족스런 삶이 아닐까?
우리 부부도 자연에서 우리만의 아름다운 삶을 펼칠
그날을 위해 하나하나 꼼꼼히 준비를 해야겠다.
☆☆☆☆☆
산골살이를 시작한지 어언 19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내년이면 햇수로 20년이 된다. 강산이 두번이나 바뀐
것이며, 촌부 인생 1/3을 이곳 산골에서 지낸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적잖은 시간이다. 전원생활을
40대 이후의 꿈으로 생각하며 오랫동안 준비하였고
실행에 옮기기 바로 직전 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
부부가 쓴 책 <조화로운 삶>을 읽고 마음을 굳혔다.
오랫동안 갈망하며 준비를 하고 있던 촌부에겐 그들
부부의 삶이 엄청 감동적이었고 너무나 감격적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그들 부부의 삶처럼
살아오지는 못했다. 감히 흉내도 내지못했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게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가 있었다는 것은 극명한 사실이다.
그렇게 다짐을 하고 주말이면 삶터를 옮길 곳을 찾아
수없이 다니다가 우연찮게 이곳을 알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우리 부부만의 보금자리를 꾸밀
계획으로 돌아다녔으나 우연한 계기가 있어 세 동서,
세 자매가 의기투합을 하게 되어 땅을 보러 다녔다.
그래서 함께 토지를 매입하여 각자의 집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공동으로 진행하였다. 다시말하자면
각자 살림만 따로일뿐 나머지는 공동 운영체제였다.
아내와 둘이 아닌 체제들과 동서들, 조카 딸내미까지
일곱 식구가 이 산골에서 감자밭을 지금 이 모습으로
변모시켜 공동의 삶터를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 몇 년
후 장인, 장모님까지 이곳에 합류를 하여 아홉 식구란
대가족의 삶터로 일구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보이는
것이 반듯해 보이지만 아무것도 없는 감자밭을 지금
이 모습으로 일구기까지는 가족들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다시 해보겠냐면 천만금을 주어도 못할 것
같다. 그런데 그 당시엔 젊은 패기였는지, 용기였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족들 모두는 정말 피땀을 흘리며
열심히 터전을 일구고 가꾸었다.
우리와 같은 조금 특이한 경우의 전원생활은 부부만
움직이는 전원생활과는 달리 장단점은 있다. 촌부의
생각으로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는 것이다. 굳이
단점이라면 모든 것을 공동으로 운영을 하다보니까
개인의 취향보다는 공동의 취향으로 움직여야만 하는
것이라서 다소의 불편함은 있었으나 가족이라서 무리
없이 극복할 수가 있었다. 대신 장점은 상당히 많았다.
그 중에 몇가지 장점을 언급하면 식구가 많으니 모든
일을 분담할 수 있고, 공동작업으로 시간적인 면이나
자금면에서도 효율성이 있어 좋은 점이다. 남이 아닌
가족이라서 현지인들이 보는 시선도 좋게 보이기도
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원생활을 하면서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이 뭐냐고 하면 현지 주민과의 유대관계를
꼽는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소위 말하는 텃세가
전원생활의 장애가 된다는 것인데... 우리의 경우에는
이 말을 실천을 하여 별다른 애로점 없이 마을분들과
잘 지내고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라!"라는
말인데 도시에서 살다가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 오면
그 고장, 그 마을 나름의 살아가는 관습이나 풍습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마을분들의 살아가는
그 방식 속으로 스며들어 갔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하는 것이 거부 반응이 없었다고
회고할 수 있다. 우리 마을에는 우리처럼 도시에서 온
몇 집이 있으나 마을분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스스로를 내려놓지 못하고 과거
도시에서 살던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내가 예전에는 사장입네, 지점장입네, 임원입네 라며
과거에 얽매인채 지금도 과거의 짐을 내려놓지 못한
상태로 있기 때문이다. 하여간 모든이의 삶이 똑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산골이나, 농촌이나, 어촌이나 또
도시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 서로가 서로를 괄시하거나 반목할 필요 없이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