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기다리는 택배
요 며칠새 손꼽아 기다리는 택배가 어제도 도착하지
않았다. 그제나 어제쯤에는 도착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기에 더 기다렸다. 대부분의 택배는 발송을 하고
난 후에 도착지의 택배기사가 배송예고 문자를 보내
주곤 하는데 그마저도 없다. 그래서 더 불안했을까?
사실 며칠전에 내린 눈 때문에 집으로 올라오는 길이
얼어붙어 내심 걱정을 했었다. 우리가 통행을 못하면
택배차도 올라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내가 촌부의
마음을 미리 헤아려 그 고생을 하며 길을 터놓았는데
정작 기다리는 택배차는 올라오지 않았다. 어젯밤에
두 번씩이나 카페앞을 오르내렸다. 가끔 택배기사가
밤늦게 연락도 없이 택배 물품을 카페앞에 놓고가곤
하여 그랬을까 하고 내려가 본 것인데 두 번이나 헛탕
친 것이다. 보냈단 연락이 왔으니 때가 되면 오겠지만
촌부에게는 중요하고 소중한 내용물이라서 조바심에
더 기다려지는 것이다. 오늘은 도착하겠지?
택배 이야기가 나온 김에 산골살이하며 겪은 택배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이 난다. 어느해인가 이맘때쯤 눈이
이틀간 엄청 내려 진입로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하필이면 그때 택배가 왔다는 연락이 왔다. 길이 눈에
막혀서 올라갈 수가 없으니 도로가에 내려와 수령을
했으면 좋겠다는 택배기사님의 전화가 왔다. 어디서
보낸 것이라는 말도 없이 급히 끊어 어디서 누가 보낸
택배일까 궁금해 하며 푹푹 빠지는 미끄러운 눈길을
따라 내려갔더니 친구가 보낸 쌀이었다. 아마 20kg
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마대 자루를 어깨에 매고
눈길을 따라 330m의 비탈진 오르막을 올라 오느라
한겨울에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적셨던 기억이 난다.
또 한가지 기억은 아내와 함께 서울에 올라가 있는데
친구가 생선을 보내와 받으면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집에 도착을 하려면 이틀이
걸려서 난감하였다. 생각 끝에 택배기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아랫쪽 편의점 전화번호가 있어 급히 전화를
하여 부탁을 드렸더니 택배를 받아서 이틀간 보관을
해주시겠다고 하여 고마웠던 기억이 새롭다.
또 하나 더, 지난 추석에 택배회사에서 문자가 왔다.
"금일 택배 18시~20시 사이 택배 배송예정입니다"
누가 보낸 것인지도 모르고 내용물이 무엇인지 몰라
궁금하였다. 그런데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소식없어
자정이 될 무렵까지 기다려도 도착을 않았다. 문자를
보낸 택배기사에게 전화를 했는데도 받지를 않았다.
다음날 택배회사에 배송조회를 해보았더니 배송완료
라고 뜬다. 이게 무슨 말인가? 택배회사 안내 문자에
적혀있는 택배기사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어제 도착한다던 택배가 오지않았습니다.
그런데 배송완료라고 되어있는데 뭐죠?
전화도 안받으시고...
면온 이용식입니다.
연락주세요."
그랬더니 다음날 늦은 밤에 카페앞에다 택배 물품을
연락도 없이 갖다놓고 갔다. 정말 괘씸하긴 하였지만
명절에 많은 물량을 배달을 하느라 착오가 있었겠지
하며 더 이상 항의를 하지않고 참았던 기억이 난다.
혹시 어제 와야 할 택배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 더 기다려보고 그래도 오지않으면
발송한 분께 전화하여 확인을 해봐야겠다. 그나저나
오늘 아침 추위가 장난이 아닌걸! 영하 14도, 코끝이
찡하네. 12월을 시작함과 동시에 겨울이 제대로 그
위용을 떨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