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북극 한파가 제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우와~ 춥다~
아~따! 춥네이~
오매~ 추운거~
에고~ 추워유~
어따매~ 춥당께~
엄청시리 춥더래요~
벌써 며칠째 온 나라가 한파에 꽁꽁 얼었다.
연일 메스컴에는 한파에 대한 온갖 표현들이
다양한다. 듣기만 해도, 보기만 해도 추운걸.
"최강 한파, 기록적 한파, 극심한 한파, 혹한,
극한, 맹추위, 혹독한 한파, 매서운 한파..."
이놈의 지독한 북극 한파는 언제쯤 우리곁을
물러나려는지? 아무래도 지난번에 지껄이던
말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겨울이 너무 겨울
답지않다고 했던 말, 그래서 하늘이 노했나?
다행히 오늘을 고비로 주춤해지고 한동안은
이런 한파는 없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믿는 수 밖에... 헉? 오늘도 영하 25도네!
어젯밤 고향에서 죽마고우가 전화를 주었다.
고향 남해와 맞닿은 고장 하동에 사는 친구,
얼마전 농사지은 쌀을 두번씩이나 보내주어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전화로
추운 고장에 사는 친구가 걱정된다며 안부를
물어주어 이 엄동설한에 얼마나 마음이 좋고
훈훈한지 모르겠다. 너무 고맙다^^ 친구야!
"이 사람아! 엄청시리 추번데 우찌 사는고?"
"16년째 단련이 되어 괘한네."
"요게도 눈이 와갔고 제법 쌓였니라이~"
"여기는 늘 눈이 하얗게 쌓여 있는걸."
"아~따 정말로 춥데이~ 영하 7도다."
"뭐라샀노? 여기는 영하 25도인데..."
"그렁께. 그런디서 우찌 사냤꼬?"
"난로에 장작불 지피고 잘살제.ㅎㅎ"
"옷 단디입고 댕기라!"
"하모 그래야제~ 고맙다. 친구야!"
"춥은디 한잔 안하는가?"
"그렇잖아도 한잔할라쿠네.ㅎㅎ"
"건강허고 또 보세이~"
"그래~ 자네도 늘 건강허시게이~"
고향 친구와 흐믓하게 통화를 마치고 났더니
아내가 야식을 챙겨놓고 기다렸다. 나름대로
날씨에 걸맞는 특별한 메뉴를 준비하였단다.
추운날 고생한다며 매운 돼지갈비찜에 소주
한병... 사실 야식이라기보다는 술안주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다. 맵기는 하지만
짜지않고 삼삼하게 조리하여 촌부의 입맛에
딱이다. 조리하는 과정은 길고 힘이 들었을
테지만 맛이 좋아서 그런지 먹는 것은 아주
금방이다. 매콤하여 콧잔등이에 땀이 송송
맺힐 정도이지만 이 겨울날에 난롯불앞에서
누리는 호사이고 아내의 배려와 사랑이 잔뜩
들어있는 음식이라서 더 맛있게 더 즐겁게
먹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북극 한파가 제아무리 극성을 부리고 기승을
부린다고 해도 촌부는 끄떡없다. 죽마고우의
친구생각하는 정겨운 마음을 받고, 정성어린
아내의 손길로 조리하고 사랑이 듬뿍 담겨서
맛이 좋은 음식에 힘을 얻어서 더욱 그렇다.
또한 촌부의 산골살이를 염려하며 격려하고
위로해주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까...
그리고 하나 더, 겨울날의 효자라고 칭하는
난로에 따뜻한 장작불이 타고 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