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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거늘...

 

2024년 6월 9일 일요일

甲辰年 음력 오월 초나흗날

 

비가 내린 다음 날이라서 촉촉하고 상쾌한 아침,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다 싱그럽게 보여서 좋다.

이른 아침 기온도 영상 15도까지 올라가 이제는

제대로 늦은 봄이면서 이른 여름이 아닌가 싶다.

어찌되었거나 어제처럼 비가 간간히 내려준다면

농사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일텐데 어디 우리네가

원하고 바란다고 우리 마음대로 될까마는 순전히

하늘의 뜻에 따라야 하는 것이라 그저 그렇게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져본다. 비가 내려도

예쁘게 피는 꽃들이 있어 참 좋구나 하는 마음을

보태보는 아침이다.

 

어제 아침나절부터 내린 비는 오후 두세 시경에

그쳤다. 반나절 이상을 내렸지만 겨우 6mm 가량 

내렸단다. 그래도 이 정도 내린 것도 오감타 싶다.

비가 내려 별로 한 일이 없다.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 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한 일이 두어 가지

있다. 오이 유인망 집게를 사다가 유인망에 집어

주었더니 그럴 듯하여 좋다. 손쉽게 할 수 있는데

그동안 고추끈을 잘라 하나하나 묶느라 애를 썼다.

이렇게 수월한 걸 왜 모르고 이제서야 알았을까?

그래도 뒤늦게 라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지 싶다.

아직 키가 자그마한 방울토마토가 벌써부터 자꾸

자빠지는 것이 너무 안스러워 고추끈을 띄워줬다.

그리고는 두 그루 사이를 피복밴드로 고정시켰다.

조금 빠른 듯하긴 해도 어디 딱히 정해진 시기가

있겠는가? 기르는 농부의 마음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적절한 시기이니까. 벌써부터 방울토마토가

열린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지난 4월 초순쯤 앞마당 현관입구에 꽃양귀비와 

수레국화 씨앗을 뿌려놓고 두 달이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두 종류 모두 땅바닥을 기고 있다.

뭔가 잘못된 것이다. 촌부가 실수한 것이 분명하다.

그다지 넓지도 않은데 씨앗을 너무 잔뜩 뿌려놓아

새싹이 촘촘하게 돋아나 잘 자라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거늘... 어째

그 말 뜻은 잘 알면서 제대로 실천 못하고 실수를

했을까? 되돌릴 수 없는 실수지만 어차피 벌어진

일인지라 방법을 찾느라 머리에 쥐가 날 정도이다.

너무나 촘촘하게 엄청 많은 새싹을 솎아내는 방법

외는 다른 방안이 없다. 그렇다고 자그맣고 엄청난

양의 새싹을 핀셋으로 솎아낸다는 것도 만만찮은 

일인데... 워낙 양이 많아 잡초가 없어서 좋긴 하다.

그냥 넵두면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논리에 따라

강한 놈은 살아남고 약한 놈은 자연스레 도태되지

않을까? 남들 생각에는 하찮은 화초를 가지고 뭔

고민까지 하느냐고 하겠지만 정말 꽃을 사랑하는

촌부인지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 혼자

이 궁리 저 궁리를 하며 망설이고 있다.

 

비오는 날에는 짜장면이나 해물짬뽕이 땡긴다는

아내 말 끝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자고 했다.

24km 거리의 국도를 드라이브 삼아 달려 진부

바우짬뽕집에 도착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정말 진부 오일장날이라서 그런지 짬뽕집 앞에는

사람들이 순서 기다리느라 줄을 서있는 것이었다.

멀리서 달려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아내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은 포장해 갈

사람들이고 두 번째라서 다행이었다. 이 집에서는

배달은 하지않고 손님이 전화로 주문을 하고 와서

찾아가는 시스템이라 그래서 밖에서 줄을 서기도

한다. 어찌되었거나 정말로 맛있게 잘 먹고 왔다.

아내는 짜장면, 촌부는 해물짬뽕을... 저녁에는 또

아내가 비오는 날은 육개장과 김치부침개를 먹어

줘야한다면서 준비를 하여 배터지게 잘 먹었다.

이러다가 살찌는 것 아닌가 몰라? 전혀 그럴리는

없겠지만... 

참, 인터넷으로 주문한 광양 매실이 강원도에 도착,

산골아낙의 손길이 바빴단다. 손질을 하여 매실청,

매실 장아찌를 담그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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