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세월아, 네월아 하며...

 

2024년 6월 1일 토요일

甲辰年 음력 사월 스무닷샛날

 

어느새 신록의 계절 6월이 왔다.

"세월이 와 이리 빨리가는고 모리겄네?" 라고

중얼거리며 여기저기 놓여있는 달력을 넘겼다.

우리의 생각이나 뜻과는 달리 무관하게 흐르고

가는 것이 세월이기는 하지만 그 흐름의 속도는

각자의 느낌에 따라 다르다. 특히 70을 눈앞에

둔 이 촌부와 같은 또래는 흔히들 하는 말처럼

'세월의 흐름은 나이와 비례한다'는 그 말을 믿게

되는 것 같다. 시속 70km 속도로 빠르게 달리는

듯한 느낌이라서 하는 말이다. 생각컨데 아마도

살아온 세월 보다도 살아갈 세월이 한참 짧아서

하는 신세 한탄이 아닐까 싶다. 잠시 소풍 나온

세상살이, 세월의 흐름을 따라 나도 흘러갈테니

세월아, 네월아 갈테면 가거라!

 

정신없이 지나가는 것은 세월 뿐만이 아니다.

올 때는 느림보 거북이처럼 느릿느릿이고 갈 때는

발빠른 토끼마냥 줄행랑을 치려는 산골의 봄이다.

뒤늦게 온 산골의 봄은 지각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부리나케 내달린다. 자고나면 주변의 풍광이

달라지는 것 같다. 새싹이 돋았는가 싶으면 이내

꽃이 피고 연두연두 하던 나뭇잎은 초록초록으로

변했다. 중앙통로에 데이지꽃이 하나둘씩 피는가

싶더니 그새 만발하여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제 아침에는 엉뚱한 짓으로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수영장 쪽에 호박을 심어놓아 호박덩굴이

축대 밑으로 기어가 호박이 열리는 줄을 몰랐다.

뒤늦게 발견하면 이미 익어가고 있었다. 축대와

수영장 사이라서 따는 것도 만만찮아 생각끝에

올해는 야생동물 침범을 방지하기 위한 그물망을

쳐보면 어떨까 싶었다. 되든 안되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한번 쳐놓고 보자 싶어 생각한 그대로

그물망을 쳐놓았다. 나름 무거운 호박이 열린다고

해도 쳐지지 않게 줄까지 길게 늘어뜨려 엮어가며

쳐놓은 것이다. 그 광경을 바라본 아내가 하는 말,

"이제 하다하다 별 짓 다하고 있네." 라며 웃었다.

 

전날에 이어 어제도 날이 더워지기전 아침나절에

시작하여 점심무렵에 일을 중단하는 나무작업을

이서방과 함께 했다. 간벌을 하고 너무 오랫동안

방치하여 널부러져 있는 나무를 정리하는 것인데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이젠 날씨가 더워 힘이 든다.

더 더워지기전에 마무리를 하고 다음 단계의 일을

할 요량으로 오전만 그 일을 하고 있다. 잔가지를

고르고 꺼내 바깥쪽으로 길게 쌓아놓는 일이 정말

귀찮고 만만찮다. 마치 울타리를 쳐놓은 듯하다.

 

장작용 나무는 굵기별로 선별하고 굵은 통나무는

엔진톱으로 토막을 내고 있다. 굵기가 가는 나무는

토막을 내놓으면 나르기가 번거로워 그 상태대로

옮겨서 자르려고 한다. 보기에는 며칠 걸리지않을

것 같았지만 지금껏 얼마나 걸렸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이젠 한낮에는 더워서 아침나절에 시작해

반나절만 하다보니 또 시일이 조금 더 걸릴 듯하다.

생각 같아서는 후딱 해치우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일이 엔진톱 작업이다. 급할 것 없으니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하고 있다. 오늘은 비소식이 있어

그나마 조금씩 하던 작업도 못하고 쉬어야 할 것

같다. 세월아, 네월아 하며...

 

20240601-1.jpg

 

20240601-2.jpg

 

20240601-3.jpg

 

20240601-4.jpg

 

20240601-5.jpg

 

20240601-6.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3936 촌부의 단상-하로동선(夏爐冬扇) 재해석 file 2024.06.17
3935 촌부의 단상-빗속에 치르진 봉평면민 체육대회 file 2024.06.16
3934 촌부의 단상-비와 행사 중에 뭐가 더 중요하냐고? file 2024.06.15
3933 촌부의 단상-이른 폭염에 호스 설치를 하다! file 2024.06.14
3932 촌부의 단상-6월 중순의 폭염 file 2024.06.13
3931 촌부의 단상-시작이 반이라니... file 2024.06.12
3930 촌부의 단상-또 일을 만든다! file 2024.06.11
3929 촌부의 단상-아내 친구는 촌부 친구 file 2024.06.10
3928 촌부의 단상-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거늘... file 2024.06.09
3927 촌부의 단상-단비가 내려 좋구만! file 2024.06.08
3926 촌부의 단상-선물같은 하루 file 2024.06.07
3925 촌부의 단상-예초기 작업 그리고 고마운 소낙비 file 2024.06.06
3924 촌부의 단상-이제 끝이 보인다! file 2024.06.05
3923 촌부의 단상-6월 초순에 서리가... file 2024.06.04
3922 촌부의 단상-이런 마음, 저런 생각 file 2024.06.03
3921 촌부의 단상-제때 내리지 않은 비 덕분에... file 2024.06.02
» 촌부의 단상-세월아, 네월아 하며... file 2024.06.01
3919 촌부의 단상-엔진톱 작업과 꽃모종 심기 file 2024.05.31
3918 촌부의 단상-이래저래 기쁘고 좋은 날 file 2024.05.30
3917 촌부의 단상-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았는데... file 2024.05.2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