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런 마음, 저런 생각
2024년 6월 3일 월요일
甲辰年 음력 사월 스무이렛날
날씨가 희안하다.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에도
기온은 한 자릿수, 영상 7도에 머문 산골이다.
6월 초순 아침에 서늘함을 느낄 정도라니...
일교차가 심해서 그런지 먼산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다. 아침과 달리 한낮엔
날씨가 좋을 모양이다. 옛 어르신들이 하시던
말씀,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면 낮에는 날씨가
좋을 것이다.'라고 예측하셨던 그 말이 지금껏
경험에 의하면 틀림없는 것 같다. 과학적 근거,
글쎄? 그것이 어떤 원인인지는 모르겠으나...
날이 새자마자 단지 한바퀴를 돌고 들어왔다.
밭작물들이 이슬을 머금어 늠늠한 모습, "그래
싱싱하게 싱그럽게 잘 자라고 있구나!" 라면서
중얼거렸더니 마치 녀석들이 아침 인사를 하는
듯한 느낌에 혼자 히죽히죽 웃었다. 누가 보면
저 영감탱이 미쳤나 했을 게다. 큰 농사도 아닌
텃밭농사 수준인데 이것도 농사라고 농부인척
아침이면 주인장 발걸음 소리를 들려주겠다고
이리저리 밭고랑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다. 20년 넘게 이맘때면 해오는 버릇이라...
지난 한 주일은 월요일에 일을 나갔다고 온 후
엿새를 집에서 보냈다. 그 덕분에 아들과 함께
즐겁고 좋은 시간 보냈고, 아내와 함께 대관령
너머 강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렇기는 했지만
가장 큰 일은 나흘간 나무정리, 엔진톱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너저분하게 널부러져 있는 엄청
많은 나무를 눈에 띌 만큼 많이 정리하고 잘라
놓았다. 나흘간 매일 아침나절에 시작 점심무렵
일을 마쳤다. 날씨가 더워 한낮에 엔진톱 작업을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죽기살기로 할 이유가
없다. 느릿느릿, 쉬엄쉬엄, 시간의 쫓김이 없는
일이라서 세월아, 네월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건 마음의 다짐일뿐이다.
촌부의 성격상 마음 한켠엔 조급함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게다. 번듯하게 새로
지어놓은 장작집이 훵하게 텅비어 있어 어서빨리
채우고 싶은 것이 촌부의 생각인지라 나무정리를
하는 작업을 하루빨리 서둘러 하고 싶은 것이다.
마음은 그렇지만 날이 더워 현실적으로 어려워
자연스레 지척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나흘동안
상당히 많이 정리를 했고 엄청 많이 잘라놓았다.
이제 그 끝이 보이는 듯하다. 아마 한 이틀이면
정리하고 토막을 내는 엔진톱 작업은 마무리가
되지않을까 싶다. 허나 앞으로는 지난주처럼 긴
휴일이 없어 또 쉬는 날만 작업을 하게 될테니까
마무리는 한참 더 늦춰지게 될 것 같다. 어서빨리
장작집을 채우고 싶은데... 옛말이 틀림이 없다.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 는 그 말... 지금 촌부가
하고 있는 생각이나 행동이 꼭 그 격이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