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른 폭염에 호스 설치를 하다!
2024년 6월 14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오월 초아흐렛날
어제도 대단한 6월의 폭염은 이어졌다.
한낮의 기온은 무려 32도까지 치솟았다.
마치 끓는 듯한 날씨에 맥을 못추는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매 마찬가지,
특히 잎을 가진 모든 식물의 축 늘어지는
모습은 안타깝기 이를 데가 없을 정도이다.
하긴 촌부도 잠시잠깐 햇볕 내리쬐는 데서
일을 했더니만 얼굴에는 땀이 비오듯 하고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헉헉거리고 말았으니
정말 대단한 날씨구나 싶다. 이런 더위에는
잠시잠깐이더라도 소나기가 내려주면 정말
좋을낀데... 무심한 하늘을 보고 고함이라도
한번 질러볼까나? 이른 아침 기온은 13도,
그런대로 선선한 느낌으로 시작을 하지만
한낮에는 또 얼마나 더우려나?
두 군데의 작은밭 사잇길을 꽃길로 만들어
보려고 사나흘 사전작업으로 무성한 잡초는
물론이고 번식력이 대단한 비비추, 톱풀을
캐내는 작업을 했다. 어제 이른 아침에 이어
아침나절에서야 대충 마무리를 했다. 햇볕이
대단했다. 아침나절이라서 괜찮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꼼꼼하게 뿌리까지 캐낸다며
손괭이로 하던 작업을 멈추고 대충 빨리 하기
위해서는 삽과 도라지삽을 동원해야만 했다.
이런 날은 더위먹기에 안성맞춤인 날씨였다.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하찮은 일을 하면서
더위를 먹으면 되겠는가? 저녁무렵에 잠시
하면 될 것을 요놈의 성격탓에 기다리지 못해
얼굴에는 삐질삐질 비지땀이 흐르고 온몸에는
샤워한 듯 옷이 축축히 젖을 정도의 더위였다.
그래도 또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다며 혼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이곳에다 꽃씨를
뿌리거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화초를 옮겨
잡초가 무성했던 길이 빠르면 올가을, 늦어도
내년부터는 멋진 꽃길로 변하게 될 것이다.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이른 폭염이 이어져
아침, 저녁 밭에 물주기를 했다. 물조리로 물을
주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시냇물을 퍼오다
보니 힘도 들었다. 잠시잠깐 하면 되겠지 했다.
그런데 기다리는 비는 물론 소나기도 내리지를
않으니 주인이 되어 채소들의 목마름을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지난해와 달리 고추농사를
짓지않기에 올해는 긴 호스 설치가 필요없겠지
싶었다. 작은밭 두 군데 쯤이야 이따금씩 조리로
줘도 되겠구나 했는데 폭염이 이어지고 큰밭에
심어놓은 대파, 양파, 고구마, 호박은 물론이고
아랫쪽 블루베리까지 물을 주려면 하는 수 없이
호스를 꺼내 설치하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살을 맞고 좋아라는 하는
듯한 채소들의 싱싱한 모습에 진작 호스 설치를
안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잠시잠깐이겠지 하며
편히 하려다 오히려 며칠 고생만 했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비가 좀 오긴 와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