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촌부의 단상]느리게 여유롭게 살자 다짐했는데...
따뜻한 봄날이 왔다.
뒤늦게 꽃잔치가 벌어졌다.
개나리꽃, 진달래꽃, 벚꽃, 앵두꽃...
늦은 산골의 봄은 온갖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한가롭게 꽃감상을 할 겨를이 없으니...
봄날은 바쁘다.
뭐가 그리도 바쁠까?
이른 아침부터 시작하여 해질녘까지
동분서주하느라 정신없이 사는 촌부의 봄날이다.
게으른 촌부의 넉두리로 날이 저무는데...
하루가 모자란다.
이른 아침 산을 누비며 두릅을 꺾어오고
낮엔 읍내 농협에 나가 농자재를 사오고
오후에는 아내와 함께 밭에 거름을 뿌려놓았다.
머잖아 마을아우가 밭갈이하러 올테니까...
눈에 보이는 것이 일이다.
며칠전까지 하던 일이 아직 남아있다.
자투리 시간을 쪼개서 마무리를 지었다.
밭가에 널부러져있던 것은 이제 모두 잘랐다.
이제 한동안 나무자르는 일은 없어야할텐데...
느리게 여유롭게 살자 다짐했는데
실천은 커녕 그저 말과 생각뿐이니 원~
꽃들의 향연보다 일이 우선인 촌부인가?
때와 시기가 있는 일인지라 어쩔 도리 없음이다.
그래도 마음만은 천천히 느리게 여유롭게...
* 이렇게 봄이 왔는가 했더니,
오늘 이른 아침 산골에는 영하 2도의 기온에다
또다시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아 사방을 덮었다.
나흘 후면 4월이 가고 계절의 여왕 5월인데...
봄날의 꽃잔치에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어이없음이라 해야할까 대단함이라 해야할까?
오까네가 나이니까 삶이 척박하구
그나마 동무들이 있어 잊구 사는 거지
질질대지 말구 디질 때까지 으쌰으쌰 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