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모처럼 장작패기를...
하필이면 추운날에 장작을 패겠다고 산골부부가
복장을 갖춰 입고 나섰다. 둘의 복장을 보면 마치
스키를 타러 가거나 겨울산행을 가는 그런 모습에
가깝다. 지난주 나무작업을 하다 다친 손 때문에
걱정을 했으나 조심해서 그런지 다행히 괜찮다.
밭 한쪽에 쌓아놓고 천막으로 덮어놓은 통나무를
나르는 작업은 아내가 하였다. 워낙 오래 방치해
두었고 눈이 내려서 덮혀 있었으며 또한 영하의
추위에 통나무들이 서로 엉켜서 꽁꽁 얼어붙었다.
아내는 길다란 나무막대기로 툭툭 쳐가며 하나씩
떠어내어 나르느라 애를 먹었다. 꽤나 힘들었을
텐데 그런줄 모르고 연신 웃으며 커다란 통나무를
나르면서 좋아라 하는 모습을 보는 촌부의 마음은
그다지 좋다기 보다는 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아내가 날라놓은 통나무를 도끼로 내려쳐
퍽퍽 쪼개는 작업, 바로 장작패기는 촌부가 해야
하는데 워낙 통이 큰 나무라서 한번에 쪼개지지를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부부가 합동작업을 해야
한다. 우선 도끼로 나무를 내려찍어 놓은 다음에
아내는 흔들리지않게 도끼 자루를 붙잡고 있으면
촌부는 커다란 망치를 들고 도끼 머리를 내려치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몇번 반복하면 제아무리 센
통나무도 쫙하는 소리를 내면서 쪼개진다. 반으로
갈라진 나무는 도끼만으로도 잘 쪼개진다. 이번
장작용 나무는 전에 장작패기를 하며 큰 토막들만
남겨놓은 것들이라 아내와 합동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누가보면 환상의 콤비라고 하지않을까
싶다. 하기사 연애기간부터 시작하면 40년 넘게
함께한 세월이 말해주듯 호흡이 안맞을 수 없다.
그렇게 패놓은 장작을 집 데크로 옮기는 작업도
만만찮다. 이 작업 또한 둘이 함께 한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하다보면 힘든 줄 모르고 한다.
데크에 가득 쌓아놓은 장작을 보면서 아내는 너무
좋아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다며 웃었다.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도 더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영하 12도, 하지만 걱정이 없다. 이른 아침 난로에
장작을 넣고 불을 지피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내가 일어나면 훈훈하고 따뜻하여 좋아할 것을
생각하니 좋고, 어제 잔뜩 패놓은 장작이 있는지라
또 좋은 느낌이라서 아침이 즐겁다. 이런 느낌이
이런 기분이 산골살이하는 맛이 아닐까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