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나뭇꾼의 하루는...
영하 2도, 이 봄날 지붕위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았다. 산골의 아침은 이렇게 시작...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이란 말은 오랑캐에게 시집간
왕소군의 심정을 두고 한 말인데 마치 지금
오늘 아침 산골의 모습을 두고서 한 말처럼
생각되고 느껴진다. 산골의 봄은 참 힘들다.
일교차가 아주 심한 산골이지만 그래도 봄은
우리곁에 와 있다. 아침이야 마치 겨울같은
모습일지라도 한낮은 완연한 봄이니까...
이제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면서 봄맞이한다.
촌부의 봄맞이는 남들과는 좀 다른 모습으로
시작해본다. 지난해 가을 부랴부랴 대충대충
만들어 놓았던 장작집을 손질하고, 뒷산에서
나무를 갖다 나르는 힘든 일, 지게질을 했다.
장작집 바닥을 제대로 해놓지않고서 나무를
쌓았더니 겨우내 물이 고이여서 습기가 차고
나무가 썩었다. 한번의 실수는 병가지상사
(兵家之常事)라고 했던가? 하지만 두번의
실수는 용납할 수가 없다. 장작을 모두 꺼내
밑바닥에 자투리 목재를 이용하여 받침대를
놓아 땅바닥과 조금 높혀 띄워놓고 그 위에
장작을 쌓았다. 이제는 공기가 통하고 물이
흘러 고이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에는 좀
생각이 모자랐던 것이다. 급히 하다보니...
어제로서 마음먹었던 뒷산의 나무나르기는
마무리를 하였다. 수없이 오르내리면서 한
지게질 때문에 어깨와 허벅지 그리고 온몸이
뻑적지근... 하지만 마음은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저 많은 나무를 지게없이 어깨에 매고
밧줄에 묶어 내렸다면 시간은 물론이고 몸은
더 고되고 힘들었을 것이다. 지게질 한번은
대여섯번의 발걸음질을 대신하였으니 진작
지게를 사서 이용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를 잔뜩 집에 가져다 놓았으니
이제 우리것이 되었다. 앞으로는 시나브로
나무를 토막으로 잘라서 어제 보수를 해놓은
장작집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말리면 된다.
오늘은 잠시 일을 접어두고 아내와 여기저기
다녀올까 싶다. 봄나들이라고나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