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반갑고 고맙고 감사한 봄비...
지붕위에 설치된 물받이 홈통을 타고 흐르는
낙숫물 소리에 잠을 깼다. 어제 늦은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지금까지 내리고 있다.
단비다. 고맙고 반갑고 감사하기까지 하다.
겨우내 캐캐 묵었던 먼지와 때를 말끔하게
씻어주고 무척 지루했던 겨울의 흔적들까지
모두 깨끗이 씻겨 나가겠지 싶다. 봄가뭄에
목말라했던 수목들에게는 갈증을 해소하게
될 것이고 흙먼지 풀풀나던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고 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사방은
푸르름이 보일 것이다. 돋아나는 새싹들이나
나뭇가지에는 움이 트는 속도에 가속이 붙어
새봄을 장식하게 될테니까. 촌부의 마음까지
촉촉하게 젖어드는 느낌이다. 고마운 비에...
어제 늦은 오후 비가 내릴 것이라는 소식이
있어 앞뜨락에 다알리아 알뿌리를 심었다.
지난해 가을 캐서 갈무리를 해두었던 것인데
꺼내보니 잘 보관이 되어 있었다. 마을에서
얻어와 몇뿌리 심었던 것인데 많이 번식이
되어 식구를 늘렸다. 올해는 자리를 옮겨서
창문밑에다 길게 심어 놓았다. 이 녀석들이
자라면 집안에서도 창문을 통해 튼실하고
탐스러운 다알리아꽃을 보게 될 것 같아서
벌써부터 키카 큰 녀석들이 꽃무게를 못이겨
고개숙인 모습을 상상하며 미소를 짓는다.
어젯밤에는 아내가 특별식이라며 야식으로
냉이튀김과 냉이라면을 준비해주었다. 봄을
가득 품은 냉이를 튀김가루를 입혀 바삭하게
튀겨내고 라면에는 된장을 조금 풀고 냉이를
넣고 달걀을 풀지않고 그대로 넣고 끓였는데
지금껏 먹던 그 맛이 아니었다. 엊그제 캐 온
냉이를 이렇게 나물이나 찌개가 아닌 색다른
음식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입은 물론이고
눈과 코 그리고 마음까지 봄에 젖어들었다.



냉이가 넘쳐나도 냉이냄새는 엄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