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봄은 잡초와 함께...
성큼 와버린 산골의 봄은 뒤늦게 왔음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렇게도 바쁜지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습들이 신기하고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아침으로 지붕위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지만 한낮으로는 마치
초여름을 방불케하는 따가운 햇살이 살갗을
태울듯 덤비는 느낌이다. 설마 요즘 세상에
이런 시어머니가 있을까마는 옛날의 속담에
'봄볕에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말처럼 봄철은 일조량이 많아서
가을철보다 자외선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맘때는 모자가 많이 잘 팔린다나 뭐라나...
빨간색 목장갑을 끼고 호미를 챙겨들고 집을
나서려니 산골아낙 왈 '모자는 왜 안 쓰고...
얼굴 타니까 모자 쓰고 나가슈!'라고 하였다.
'이 나이에 얼굴 좀 타서 그을리면 어떻노?
비타민을 좀 보충할까 싶어서 그런다 와...'
라고 대꾸하다가 불호령 떨어질까 무서워서
이내 모자를 쓰고 단지 한쪽 귀퉁이에 있는
곤달비와 하수오를 심어놓은 밭으로 나갔다.
세상에 봄이 온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그사이
밭에는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지금 막 고개를 내미는 곤달비가 잡초들에게
둘러쌓여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모습들이다.
하수오는 아직 올라올 때가 아닌지 지난해의
흔적인 마른 줄기만 그대로 있을뿐이고 싹이
나올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 그런데 망초를
비롯한 잡초들은 무성하게 올라와 밭을 모두
제자리인냥 한가득 차지하고 있다. 벌써부터
잡초들이 촌부에게 한판 붙자며 선전포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좋다. 그래. 한번 해보자!
누가 이기는지 붙어보자꾸나!'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호미를 들이대고 잡초들 소탕을
시작하였다. 이 녀석들 잔뿌리는 왜 그렇게
많은지 징그러울 정도라서 묻어나오는 흙이
장난이 아니다. 모두 털털 떨어내고 밭가에
던져놓았다. 잘 썩혀서 퇴비로 쓸 요량으로
소탕한 잡초는 모두 퇴비장으로 보낼것이다.
잡초를 뽑다보니 군데군데 민들레가 보였다.
흰민들레였다. 반가움에 '이거이거 신나는
걸~ 이 녀석들아! 고맙데이~'라며 웃었다.
곤달비 심기전 흰민들레를 심었다가 실패를
한 밭인데 이제서야 민들레가 나오고 있다.
어린 흰민들레가 뽑혀 나오지않게 조심스레
잡초를 뽑았다. 이제 이 밭은 곤달비, 하수오
그리고 흰민들레가 공생하게 되어 기쁘다.


춥고 더운게 확연히 극과 극이라
겨울엔 고향갔다가 날풀리면 올라오고
서울도 춥다했는데 하물며 강원골이야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