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짧은 여행, 보람으로 마무리
2026년 5월 1일 목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열닷새 보름날
5월이 시작되어 또 한 장의 달력을 넘겼다.
달력을 잠시 살폈더니 5월은 행사가 많은 달이다.
첫날부터 63년만에 이름을 되찾아 법정공휴일이
된 노동절부터 시작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부처님 오신날 등등...
그 외에도 달력에는 거의 매일 무슨 날, 기념일이라
빼곡히 표시되어 있다. 좋은 계절이라서 그런걸까?
5월 첫날, 오늘은 아침 기온이 영상 6도에 머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밤에 빗방울이 쬐끔 듣더니
아침은 꽤 쌀쌀하다. 5월이 왔음에도 쌀쌀함이라
느끼는 곳은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산골에는 아직까지 아침으로 서리가 내리니까
하는 말이다. 그래서 본격적인 농사는 아직 멀었다.
오는 중순쯤 되어야 모종이 밭으로 나갈 것이다.
어제 1박 2일의 여행을 마치고 산골집에 돌아왔다.
숙박했던 고성 거진항 부근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이번 여행 두 번째 목적지 고성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먼저 출입신고를 해야했다. 아주 오래전에
갔을 때는 출입신고서를 작성했으나 이제는 앱을
깔고 작성하는 방식이었다. 잠시 영상으로 교육을
받은 다음 각자의 자동차를 타고 전망대까지 가는
절차였다. 최북단의 최전방에 위치한 통일전망대,
기분이 묘했다. 예전과 달리 많이 변한 모습이었고
세월이 흘러 그런지 마음가짐도 새로웠다.
같은 민족이 사상이 달라 둘로 쪼개져 공존을 하는
현실, 왕래할 수 없는 북녘땅을 그저 멀찌감치에서
바라봐야하는 것은 우리민족의 커다란 상처이고
아픔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고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었다. 6.25 전쟁을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반공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라서 어느
정도 정신무장은 되어있다. 통일전망대에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반공이 무엇인지, 북한이
일으킨 6.25 전쟁 참상을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
통일전망대와 6.25 전쟁 체험 전시관을 요즘 한창
자라는 어린 세대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아내는 6.25 전쟁에 참전하여 부상을 당해 평생
국가유공자로 살다가신 장인어르신과 작고 후에
6.25 참전 유공자가 되신 아버님이 생각난다며
눈물을 찔끔거리기까지 했다. 아내의 그 곱디고운
마음 씀씀이처럼 남북 화해무드가 다시 조성되고
분열의 장벽, 철조망이 사라지는 날이 어서오기를
기원하며 통일전망대를 나왔다.
그건 그렇고, 우린 통일전망대와 6.25 전쟁 체험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와 고성, 속초, 양양, 강릉에
이르러는 해안선 도로를 따라 달렸다. 이미 그곳은
여러차례 가봤던 곳이라서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강릉으로 내려와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이따금씩
가는 생선구이집이다. 3년전 쯤에 알게 된 집인데
화덕에 온갖 생선을 굽는다. 맛이 아주 담백하면서
아주 좋다. 같은 종류의 다른 집에 비해 음식값도
저렴하다. 식사를 마치고 경포대 해변으로 갔으나
바닷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인증샷으로 사진을
서너장 찍고 강릉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언제가도
늘 붐비는 시장이라서 느낌이 좋은 곳이다. 여기도
강릉에 나가면 꼭 들렀다가 오는 곳이다. 이렇게
우리부부의 짧은 1박 2일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그러고보니 이제 동쪽 끝 포항 호미곶, 서쪽의 끝
강화 교동도, 남쪽 끝 해남 땅끝마을, 제주 마라도,
이번에 북쪽 끝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우리나라의
끝부분은 모두 섭렵, 다 가본 것인가? 아~ 아니다!
아직 동해에 떠있는 울릉도와 독도를 못가봤구나!
그러면 여행의 목적, 여행의 의미, 여행의 가치는
무엇일까? 틀에 짜여진 듯한 일상을 벗어나 뭔가
새로운 다양한 형태의 환경이나 문화를 체험하며
견문을 넓히는 기회가 되고, 또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문화속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접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나의 삶을 돌아보는 인식과 정체성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되는 계기가 되리라 여겨진다.
뿐만아니라 여행은 잠시 일상을 벗어난 이런저런
경험들이 모여 삶의 의미를 재조명하게 됨은 물론
일상의 소중함, 앞으로의 방향성까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지않을까 싶다. 여행을 더 많이 더 자주
하고싶은 촌부의 어쭙잖은 생각은 아닐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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