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밭갈이로 농사 시작
2026년 4월 27일 월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열하룻날
평년 기온으로 회복이 된 것일까?
한동안 아침은 꽤 쌀쌀하고 한낮은 더울 정도로
기온이 오르는 일교차가 상당히 심한 날씨였다.
오늘 아침은 영상 4도, 저녁무렵 비소식이 있다.
기왕 내릴거라면 흠뻑 내려 메마른 땅을 푹 적셔
주었으면 좋겠다. 농부의 바람일 뿐일지언정...
아침나절 아내와 함께 큰밭가의 명이나물밭에서
마지막 명이나물 수확을 했다. 세 군데 밭 중에서
가장 많이 자라는 밭이라서 수확량이 제법 된다.
아내가 장아찌를 담글 만큼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두 집에 택배를 보내라고 했다. 서로 약속이나 한
것 처럼 보내려고 하는 두 집이 이구동성 똑같다.
이런 것을 두고 이심전심(以心傳心), 부창부수
(夫唱婦隨)라고 했던가? 함께 오랜 세월 살다가
보니 그런 것이겠지? 제한적인 양이라 여러 집에
나눔을 못함이라서 보내지 못하는 분들께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든다는 아내의 마음씀씀이 처럼
촌부 마음도 마찬가지다.
오후에 밭갈이하러 온다는 연락에 부랴부랴 인근
주유소에 난방유를 주문했다. 우리집 보일러실이
멀어 밭까지 유류차가 올라와야 하는데 밭갈이를
해놓으면 오는 늦가을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때
까지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것이라서 어차피
주문해야만 하는 것이라 미리 주문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기름값이 장난이 아니다. 리터당 1,650원
지난 가을에 주문했을 때보다도 상당히 오른 가격,
중동전쟁 사태 때문임은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예측불가한 상황이라서 기다릴 수는 없잖은가?
트럼프인지 드럼통인지 그 미친놈 때문에 전세계
국가와 국민들이 천정부지 유류가 때문에 개고생
하게 생겼다. 하루빨리 종전이 되기를 바라는데...
촌부의 산골살이 멘토 마을 아우가 트렉터를 몰고
올라와 밭갈이를 하고 로타리를 쳐놓았다. 자그만
세 군데의 밭이라서 아주 간단히 끝내는 것이었다.
이 아우는 25년 세월 한해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이맘때 밭갈이와 로타리를 쳐주는 것은 물론이고
틈이 나면 올라와 이것저것 많은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나무를 베고 자르는 것도 아우에게 배웠다.
조경수 전지, 야생화 기르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예초기, 엔진톱 등의 농기구 수리까지
부탁하기도 한다. 그래서 맥가이버 아우라고 한다.
정이 많은 아우를 만난 건 촌부의 큰 복이지 싶다.
트렉터 작업이 끝났지만 뒷마무리를 해야만 한다.
밭뙈기 끝부분이 좁아서 트렉터로 마무리 하기가
쉽잖아 뒷마무리는 삽을 들고 작업을 한다. 정말
삽질은 힘이 든다. 트렉터와 같은 편리한 농기계가
없던 시절엔 농부님들이 어떻게 농사를 지었을까?
쟁기질과 쓰레질을 하고 삽질은 물론 괭이, 호미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어릴적 그렇게 농사짓는 것을 보고 자란 촌부라서
그 당시 농부님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는 헤아린다.
잠시 삽질하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그
옛날 어릴적 농부이셨던 할아버지, 아버지 생각이
떠올라 지금은 참으로 편하게 농사를 짓고 있는데
힘들다고 하는구나 싶어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어찌되었거나 이제부터 한 해 농사가 시작되었다.
서두르지도 말고, 쉬엄쉬엄,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그렇게 농사를 짓기로 마음을 먹긴 했는데,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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