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일교차가 너무 심하다.
2026년 4월 25일 금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초아흐렛날
산골의 봄날씨가 참으로 이상하다.
하루의 일교차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어제는 기온이 아침엔 영하 3.5도까지 떨어져
한기를 느낄 정도라서 두터운 옷을 입어야했다.
그런데 한낮에는 영상 22.8도까지 쑤욱 올라가
더위를 느낄 정도라서 껴입은 옷을 벗어야 했다.
수치상으로 보더라도 하루의 일교차가 26도를
웃도는 정도, 우리네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으며
식물들은 오죽했을까 싶다. 찬 계절과 더운 계절
사이를 오가는 느낌이라 생체리듬은 좋지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오늘은 조금 올라가서 영상 2도,
낮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한다는데...
어제 아침 7시가 조금 못된 시각에 식물원 일을
나가면서 잠시 둘러보았더니 명이나물을 비롯한
온갖 식물들은 영하의 기온, 찬서리에 축 늘어진
상태로 얼어있었다. 보는 마음이 참 안스러웠다.
뿐만아니라 저만치 막내네 데크옆쪽에는 이제 막
하얀 예쁜 꽃이 피기 시작한 목련은 냉해를 입어
꽃잎이 누렇게 변해버렸다. 제대로 피지 못하고
뚝뚝 떨어져 버리겠지 싶어 이또한 안타까웠다.
오후 퇴근길에 궁금하여 둘러보니 모두 제모습을
찾은 듯하여 참 다행이었다. 그러고보면 식물들은
자연현상에 적응하는 능력이 대단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하지도 못하는 불가항력적인 자연현상,
자연의 변화에 대해 횡설수설, 왈가왈부를 하며
마구 지껄이는 것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렇게 너무 불규칙한 날씨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산골집 식물들은 갈 길이 바쁜듯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들 잰걸음이다. 생각컨데 뒤늦게 온 봄, 너무
짧은 봄이라서 보조를 맞추려는 듯 빠르게 진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수많은 산골집 야생화 중
소중히 여기는 얼레지, 이 녀석은 25년 세월동안
번식을 하지못하고 해마다 홀로 외로이 예쁜 꽃을
피운다. 번식을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몇 해 전 수영장 뒷쪽의 작은밭가에 어린 더덕을
심어놓았는데 많이 자란 듯하다. 꽤 굵직한 새순이
돋아나는 것을 보니 뿌리도 많이 자랐을 것 같다.
지난해 식물원에서 얻어와 마당 한 켠에 꽃보려고
심어놓은 곰취도 새싹이 제법 자랐다. 나물용으로
큰밭가에 자그맣게 밭을 일궈 얻어온 곰취를 조금
심어놓았는데 거기는 어떤지 모르겠다. 제법 많이
자랐겠지? 장작집 옆쪽에는 돌배나무에 하얀꽃이
피었다. 아직 성목이 아니라서 그런지 지난해까지
돌배가 몇 개씩 달리기는 했지만 따보지는 못했다.
꽃이 핀 걸로 봐서는 제법 열릴 듯하지만 글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니 하면서 중얼거려도
어찌되었거나 분명 산골에도 봄은 왔다. 왔다하면
이내 가는 것이 산골의 봄이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잠시 스쳐가는 것만으로도 오감타 해야겠지 싶다.
아내가 햇볕 잘 드는 데크 의자에 봄나물 말리려고
채반을 올려놓았다. 잔대순과 눈개승마 새순이다.
봄볕에서 잘 마르고 있다. 잔대와 눈개승마 새순은
묵나물로 잘 말려놓으면 아주 좋은 식재료가 된다.
특히 눈개승마의 식감은 고기맛이 나는 나물이다.
고기없이 묵나물로 말려둔 삐뚝바리(눈개승마)와
고사리 등을 넣고 육개장을 끓여도 맛이 참 좋다.
이제부터 아내가 봄나물을 묵나물로 말리는 것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나물을 말리는 것은 산골의
봄날에 볼 수 있는 정겨운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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