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장인어르신 기일, 가족모임
2026년 4월 26일 일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초열흘날
산골의 아침은 여전히 차갑다.
아니다, 꽤 쌀쌀하고 춥다는 느낌이 더 많다.
오늘 아침은 여느날보다는 조금 늦게 일어났다.
기상청 발표는 0.8도, 우리집 온도계는 0도에
머문다. 옅은 서리가 지붕에 하얗게 내려앉았다.
아마도 한새벽에는 기온이 빙점 이하로 떨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4월도 하순이고 며칠 남지도
않은 이 시기에 이런 날씨를 글로 옮기는 촌부의
느낌은 물론 마음에는 봄이 아닌 듯하지만 눈에
보이는 모습은 분명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아침에 한바퀴 돌면서 든 생각, 아마 야생초들은
우리가 생각도 못하는 긴 세월 4월 하순임에도
불구하고 쌀쌀한 기후조건에서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해마다 살아가는 능력을 지니게 된 것
아닐까 싶었다. 이렇게 어김없이 자라나니까...
산골집 야생초들 중에서 가장 크고 넓게 자라는
박새가 어느새 엄청 자랐다. 식구도 많이 늘렸다.
번식력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야생초가 비비추,
26년전 하도 잎도 좋아보이고 꽃도 예쁘게 피는
것 같아서 마을 시냇가에서 조금 옮겨 심은 것이
지금은 마구 캐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방에 너무
퍼져 정해놓은 곳 외에 나오는 것은 마구 캐낸다.
조팝나무도 번식력 좋기로는 상상초월이다. 꽃이
예쁘게 피어 하얗다. 이 지역에 맞는 꽃인가 싶다.
이제 머잖아 촌부의 텃밭농사가 시작될 것이다.
세 군데의 밭을 합쳐서 300여평 조금 모자라는
정도이지만 만년초보 촌부가 농사짓는 규모로는
결코 작은 것은 아니다. 큰밭, 작은밭1, 작은밭2
그리고 여기저기 작은 나물밭이 몇 군데 더 있다.
나물밭은 다년생이라 크게 손이 가지는 않는다.
해마다 농작물을 심어 기르는 세 군데의 밭에서
농사를 짓는 것이 해가 가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차츰 버겁게 느껴지기는 한다. 그래도 있는 밭을
놀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올해도 열심히 해볼까
싶다. 방금 멘토 마을 아우가 오후에 밭갈이하러
온다고 연락이 왔다. 긴 세월 도움을 받는 아우,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어제는 이천호국원에 다녀왔다. 장인어르신 기일
이틀전이지만 당일에는 모두 일을 해야해서 미리
추모를 하고 가족모임을 가졌다. 우리는 전통적인
제사는 지내지 않고 어제처럼 기일 무렵의 주말에
참석할 수 있는 가족이 모여 추모를 하고 다 함께
모여 고인의 생전을 회고하며 맛있는 식사도 하고
좋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우리만은 방법이다. 전통을 벗어난 기일 추모행사
이긴 하지만 바쁘게 시간에 쫓겨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기에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방법, 실제로
해보니 괜찮은 듯하고 오히려 식구들이 부담없이
더 많이 참석할 수가 있어 좋은 것 같다. 양가에서
맏이인 우리 부부가 생각해낸 것인데 좋은 것 같다.
또한 양가 아버님이 국가유공자라서 이천호국원에
함께 모셔져 있어 우리 부부는 더 많이 찾아뵐 수
있어 좋다. 일년에 최소한 네 번은 갈 수 있으니...
어제 추모행사 후의 가족모임은 안성 서일농원의
솔리자운이라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었다. 처가쪽의 가족은
모두 합쳐봐야 11명이다. 어제는 일 때문에 참석
못한 우리 아들과 처남 둘째 아들을 제외한 아홉
명이 모였다. 우리 네 집의 장인어르신 자식들과
2세인 장조카와 조카 딸내미가 함께하여 좋았다.
식사장소 예약은 원주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조카
딸내미가 했다. 청국장 장인, 명인으로 유명하신
서분례 여사님의 서일농원은 정말 대단했다. 꽤
오래전 한번 가본적은 있었지만 그때와는 정말로
많이 변했다. 규모도 그렇고 느낌도 많이 달랐다.
간만에 좋은 곳에서 가족모임을 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다른 식구들도 모두 만족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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