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선녀와 나뭇꾼 그리고...
지난해 간벌을 한 뒷산에서 주워다 날라서
쌓아 두었던 나무가 아주 바짝 잘 말랐다.
요즘 아내와 함께 시나브로 나무를 꺼내다
잘라서 장작을 만들고 있다. 얼마전 마련한
엔진톱으로 토막을 내고 그 토막을 아내는
하나하나 갖다가 장작집에 쌓는 일을 한다.
지난해까지 카페앞에 있던 장작집을 옮겨서
집옆 작은 밭가에다 새로 만들었다. 장작을
손수레로 옮겨 나르는 일이 꽤나 불편했고
힘도 들었다. 진작 그랬어야 했는데 카페의
벽난로에 땔 장작도 필요하여 그냥 두었는데
두해동안 사용해보니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
아니라서 올해는 새로 장작집을 만들었다.
엔진톱을 사용하여 나무를 자르는 일은 꽤
힘들다. 그동안에는 마을아우가 잘라주기도
하였었고, 또 절단기를 사용하여 자르다보니
통이 큰 나무는 자르지 못하는 불편이 있어
큰 마음먹고 엔진톱을 구입한 것이다. 사실
엔진톱은 숙달되면 괜찮지만 사용할 때에는
늘 조심을 해야한다. 얼마전에 마을아우를
불러 엔진톱 사용법을 배웠다. 조금 더디게
작업이 진행되더라도 조심조심하여 나무를
자르고 있다. 몇번 사용해보니 이제는 조금
요령도 생기고 숙달도 되어간다. 그 많았던
나무더미가 꽤 많이 잘라서 이제 몇번만 더
자르면 쌓아두었던 것은 모두 장작으로 변해
장작집에 쌓이게 된다. 아내는 이 일이 너무
즐겁단다. 힘들어도 겨우내 난로에 장작불을
지피고 따뜻하게 지내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연료비가 아주 많이 절감되어 살림살이에도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오락가락 잦은 비와 눈이 그쳐 종일 장작용
나무 자르는 작업을 했다. 목표했던 나무를
거의 다 자를 무렵 엔진톱 톱날체인이 그만
벗겨졌다. 분해를 하였고 메뉴얼대로 다시
조립을 하려고 해도 도저히 제대로 안되어
당황하였다. 새로 산 엔진톱인데 왜 그럴까
혼자 낑낑거리며 고민하다가 하는 수 없이
마을아우에게 SOS를 보냈더니 한걸음에
달려와 주었다. 촌부가 처음 사용하다보니
제대로 관리를 못했고 사용도 험하게 해서
생긴 문제였다. 마을아우가 잠시 수리하여
내친김에 남은 나무를 모두 잘라 주었으며
집옆에 나르는 작업까지 해주었다. 아내와
둘이 했다면 날이 저물때까지 못했을텐데
아우가 도와주어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이제 쌓아놓은 나무더미 하나는 차근차근
자르면 되는데 마을아우가 시간나는 대로
올라와 잘라주겠단다. 아무리 농사가 끝난
농한기라지만 전화 한통화에 달려와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 남은 것 마저
잘라주겠다니 이렇게도 고마울 수가 없다.
얼마전에 동기동창 사이트에 올린 촌부의
일기를 보고 沈氏 성을 가진 친한 친구가
댓글로 달아 준 말이 갑작스레 생각난다.
"도대체 음덕(陰德)이 어디까정인가?"
라고... 친구의 표현대로 지나고보니 이놈
촌부는 지금껏 그렇게 나쁘게 살아온 것은
아닌가 보다.ㅎㅎ
뒷산에 나무를 몽창 짤른것 같다..
나무가 없어 산이 무너지는건 아닌지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