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장작불을 지피며...
겨울날은 아침마다 일어나자마자 난로에다
장작을 넣고 장작불을 지피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다. 잠시잠깐의 일이지만 꽤 즐겁다.
그러니까 촌부의 하루는 즐거움으로 시작을
하는 것이다. 일이라고 하기에는 뭐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니고 힘드는 것도 아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연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본다. 아내가 잠에서 깨고나면
훈훈하여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고
그래서 이 일은 촌부가 더 즐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주 잠시 잠깐만에 하는 자그마한
일이지만 즐겁게 한다는 것이라서 좋은 것...
가만히 장작이 활활 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두가지의 생각이 겹친다. 고마움과
애처로움이다. 그 첫번째는 나무로 태어나서
땔감이 되고 또 제 한몸 불태워서 우리에게
따뜻함을 선물함이라서 고맙고 감사함이며,
두번째는 나무는 말못하는 미물로 이 세상에
나와 크고 자라지만 세월이 지나서 수명을
다하여 쓰러지거나 자빠지면 결국 그 자리에
썩어 거름이 되어 후손들의 양분이 되기도
하지만 사람들에 의해 장작으로 만들어져서
이렇게 불태워지는 안타까운 신세가 되며,
또한 다 자라기도 전에 간벌이니 벌목이니
하여 제 수명을 다하지도 못하고 사람들에
의해 잘려야 하는 애처로운 신세가 되기도
하여 결국 목재로 쓰이거나 장작으로 변하게
되는 아픔을 겪는다. 자연의 순환고리라고
해야할까 자연의 이치라 해야할까는 몰라도
나무가 장작이 되어 타는 불꽃을 보노라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여전히 날씨가 무척 춥다. 난롯불을
지피려고 어젯밤 태운 재를 비우러 앞뜰에
나갔더니 코끝이 찡했다. 온도계를 살펴보니
어제보다는 기온이 덜 내려가 영하 12도...
이번 추위는 오늘을 기점으로 하여 풀린다고
하니 다행이다. 오늘은 아내가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서 원주에 나간단다. 친구들과
자주는 만나지 못하지만 이렇게 친구를 위해
멀리 원주까지 내려와주는 아내의 친구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부디 즐겁고 유쾌한
만남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