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봄을 맞은 촌부네 뜨락에는...
5월 3일, 음력 삼월 스무아흐렛날
산골의 아침은 여전히 차갑게 시작한다. 아침 기온이
0도란다. 아마 한새벽엔 영하로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가던 겨울이 아직도 미련이 남아서 뒤돌아보며
봄을 시샘하는 것일까? 한낮에는 27도까지 오른다고
하는데... 산책길에 쌀쌀함을 느낌게 되는 아침이다.
촌부는 다 같은 뜻을 지닌 말이지만 '정원(庭園)'이나
'뜰'이라고 하는 말보다 '뜨락'이란 말을 더 좋아한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모두 다 같은 말일지라도 '정원'은
한자어 냄새가 나고, '뜰'이라는 말은 순우리말이기는
하지만 어감이 '뜨락'에 비해 다소 서정적이지 않은 것
같아서 그렇다. 개인적인 단어 선택의 취향이겠지만...
여느 고장에 비해 늦은 봄이지만 앞장선 고장의 봄을
따라잡기라도 하려는 듯 진행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자고나면 달라지고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산골의
봄이라고 할까? 그래서인지 아침이 다르고, 저녁에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런 모습을 보는 촌부의 마음은
뜨락이 채워지는 것 자체가 늘 설레임이고, 늘 감탄,
감동을 하게 된다. 자연 사랑이라면 너무 과할까?
이제 머잖아 촌부네 뜨락은 말 그대로 풀밭을 집에다
옮겨놓은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꽃밭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종류의 야생초들로 빼곡해질 풀밭이니까.
남들이야 풀밭이라고 하더라도 아내와 촌부에겐 너무
좋은 꽃밭이 될테니 하루하루가 기대되어 오늘은 또
어떤 꽃이 필까, 내일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하며
늦가을까지 이 풀밭인 뜨락의 변모하는 모습과 함께
즐겁게 눈요기를 하며 지내게 될 것이다.
요즘같이 봄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는 시기에는 새싹이
돋고 잎이 나오기 시작하지만 그 중 일찍 피는 봄꽃은
이미 피었다가 진 녀석들도 있다. 처녀치마가 그렇고
지금 피어있는 얼레지, 현호색, 바람꽃, 사랑초, 괭이눈
같은 키작은 꽃들도 머잖아 봄이 무르익으면 퇴장을
하고 그 뒤를 이어서 금낭화, 할미꽃, 매발톱꽃, 양지꽃,
제비꽃, 복주머니난 등등... 많은 봄꽃들이 짧은 산골의
봄을 아쉬워하며 어떤 녀석은 앙증맞게 또 어떤 녀석은
어여쁘게 또다른 녀석은 오묘하게 저마다 특색을 갖고
뽐내며 필 것이다. 아내와 촌부는 흐믓한 마음으로 이
뜨락을 채워주고 장식해주는 꽃들을 반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