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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0409_5.jpg : 촌부의 단상-이런 저런 재미와 기쁨 그리고...IMG_20180409_4.jpg : 촌부의 단상-이런 저런 재미와 기쁨 그리고...IMG_20180409_3.jpg : 촌부의 단상-이런 저런 재미와 기쁨 그리고...IMG_20180409_2.jpg : 촌부의 단상-이런 저런 재미와 기쁨 그리고...IMG_20180409_1.jpg : 촌부의 단상-이런 저런 재미와 기쁨 그리고...[촌부의 단상]
이런 저런 재미와 기쁨 그리고...

간만에 세 자매가 산골집에서 뭉쳤다. 이곳 산골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다가 지금은 둘째네는 인천에 살고
막내네는 영주에 내려가 사과농장을 하느라 3년 전
산골을 떠났다. 서로 바쁘게 살다보니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해마다 하게 되는 연중행사를 위해 세 자매가
산골집에 모인 것이다. 우리집과 둘째네는 고추장을
담그고, 막내네는 얼마전에 담근 장에서 간장, 된장을
분리하는 된장뜨기를 했다. 서로 이집저집을 오가며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즐겁게 우리 고유의 전통을
이어가는 고추장, 된장 담그는 소중한 일을 하는 것이
너무 보기좋다. 정다운 자매들의 웃음 가득한 모습을
보는 마음이 흐믓했다. 자매들의 정성과 훈훈한 정이
곁들여져서 고추장도 된장도 잘 익어 맛있을 것이다.
맛있는 고추장을 먹는다는 기대는 좋지만 반죽이 잘
섞이도록 젓는 일은 장난이 아닌걸...

일을 마치고 산골식구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였다.
둘째네가 한 턱 쏜다며 인천에서 만두전골용 재료를
모두 가지고 왔다. 끓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 아내가
커다란 솥에 넣고 맛있게 끓였다. 장모님과 세 자매,
세 동서가 한 자리에 함께 앉아 담소를 나누면서 먹는
식사 자리가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근래 자주 입맛이 없다, 밥맛이 없다고 말씀을 하셨던
연로하신 장모님께서도 모처럼 딸들과 사위들이 함께
하여 그런지 맛있게 잘 드셔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오랜만에 이곳에서 함께 살던 그때를 회상하게 하는
그런 시간이라서 좋았고, 아울러 둘째네가 장만해 온
만두전골이 맛있어 입이 호사를 누렸고, 함께 모여서
하는 식사시간이 정겹고 즐거워 마음까지 훈훈했다.
식사후 아우들이 떠나고 난 후 아내는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는 듯 아무 말없이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다시
조금은 쓸쓸함이 깃들고, 적막감이 감도는 장모님과
우리 부부의 산골살이는 이어질 것이라서...

그런데 갑작스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벌써 사흘째
저녁으로 함박눈이 내리는 것이다. 둘째네가 가면서
전화를 했다. 아무래도 자동차를 내려놓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눈이 제법 내려 미끄럽고 아침 기온이 또
영하로 떨어진다고 하여 귀찮은 일이지만 눈이 펑펑
내리는 밤에 아래로 내려가 자동차를 두고 올라왔다.
한겨울도 아닌 4월도 중순으로 넘어가는 이 봄날에
눈을 겁내하며 영하의 기온에 쫓겨 그것도 한밤중에
자동차를 내려다놓는 소동을 벌이는 촌부의 모습이
우습다. 자동차를 두고 펑펑 내리는 봄눈을 맞으면서
한밤중에 비탈진 산길을 터벅터벅 걸어 오르는 촌부,
혼자 중얼중얼 거렸다. "남들은 이해를 못할, 남들이
하지않는, 남들은 상상못할, 남들과는 사뭇다른 삶을
사는 이 산골살이를 재미있다고 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산골의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다. 일어나서
밖에 나왔더니 하얀 세상이다. 그렇게 많은 눈이 내린
것은 아니지만 영하 3도의 기온으로 시작되는 오늘을
열었다. 산골의 봄은 이렇게 힘들게 오고 있는 것이고
반면 산골의 겨울이란 놈은 엄청 미련이 많고 질기다.
오늘 아침 산골은 겨울과 봄, 두 계절이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흘째 이런 모습을 보는 것도 이젠 지겹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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