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새봄을 먹었다!
어제는 봄비가 내렸다.
시원한 빗줄기가 보기 좋았고
주루룩 거리는 빗소리가 시원스러웠다.
겨우내 눈을 담았던 처마끝 물받이는
오래간만에 제대로 많은 빗물을 받아
마구 흘리며 떨구는 낙숫물 소리가 좋았다.
겨우내 너저분했던 것들은 물론이고
뒤숭숭하고 복잡했던 촌부의 마음까지도
씻겨주는 듯하여 고맙고 감사한 단비였다.
비가 내리기 전에
아내가 봄을 찾아 나섰다며
단지 이곳저곳 다니며 민들레 새싹을 뜯었다.
촌부와 아내는
군청에서 나눠준 과일나무 묘목을 심느라
얼었던 땅을 팠는데 잔대 몇 뿌리가 나왔다.
아내는 저녁 반찬으로
민들레 새싹으로 조물조물 겉절이를 하고
잔대를 깨끗이 씻어 고추장으로 무쳐놓았다.
올봄 처음으로
자연이 주는 고마운 선물을 받아서
산골 부부는 향긋한 새봄을 맛본 것이다.
산골 부부는 이구동성으로
함께 살다 이곳을 떠난 아우들 생각하며 말했다.
둘째도, 막내도, 이서방도, 장서방도 좋아하는데...
이렇게 세월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면
함께했던 지나간 수많은 날들이 생각나서
산골 부부는 이런저런 추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네 사람들의 삶은
회자정리(會者定離)요,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
만나면 헤어지고, 떠나면 반드시 돌아오는 것이리라.
이 계절이 가면 다음 계절이 어김없이 찾아 오듯이...
오늘은 봄 농사 준비가 시작된다는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 청명(淸明)이다.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고
하는 뜻의 절기인데 하늘이 맑아지기는 커녕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에 이어 이틀째 비가 내리는
촉촉한 아침을 맞는다. 산골의 봄을 재촉하려는 비인
것이 틀림없다. 이 비로 산골의 봄은 가속이 붙겠지
싶다. 그나저나 비가 내리면 엇그제 나무를 베어놓은
것을 정리할 수가 없으니 일이 지체되겠는 걸. 단지
군데군데 흩어져 있어 빨리 치우기는 해야 하는데...
내리는 비에 새싹들이 빠르게 올라오면 나무를 정리
할 때 밟으면 안되는지라 괜시리 조바심이 생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