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IMG_20180329_3.jpg : 촌부의 단상-어느 봄날에...IMG_20180329_2.jpg : 촌부의 단상-어느 봄날에...20180329_150429.jpg : 촌부의 단상-어느 봄날에...[촌부의 단상]
어느 봄날에...

아침에
아내가 갑작스레 "오늘 우리 영화 한 편 볼까?"라고
말했다. 망설이지도 않고 "그러지 뭐. 뭐 하는데?"
라고 대답을 했다. "개봉시간에 따라 몇 개의 영화가
있는데 오전에 가려면 그래도 볼만한 영화가 있네."
라고 하더니 "손예진, 소지섭이 주연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괜찮을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그래. 가자! 모처럼 함께 영화관람하는 것도 좋지!"
사실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인근 장평에 자그마한 극장이 생긴
것이 3년 전인데 지금껏 간다, 가자 하면서 한번도
못가봤다. 열 일을 제쳐놓고 가자고 하며 부랴부랴
챙겨 집을 나섰다. "평창 시네마"에 도착하여 표를
끊고 극장 안에 들어갔다. 관객이라고는 우리 부부와
젊은 부부 뿐이었다. 극장을 통째로 전세를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기사 시골에서 아침 시간에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이 그리 흔하지 않을테니까...

허허...
영화를 볼 때는 팝콘은 기본이라며 음료수와 함께
사가지고 오며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이 더 재밌다.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것이 언제였는 모른다.
참으로 얼마만에 영화를 관람하며 즐기는 여유인지
모르겠다. 말은 안했지만 아내에게 많이 미안했다.
어제 본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영화의 내용은
우리 부부가 보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은 감동적인
내용이었다. 나이가 들어 그런지 아님 취향이 바껴
그런지 잔잔한 영화가 더 좋다. 아내는 영화를 보는
내내 훌쩍거리고 있었다. 모처럼 영화를 보며 안구
정화를 했단다. 가끔 영화관람을 하며 문화생활을
즐겨야겠다고 다짐했다. 영화관람 후 다음 순서는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어야만 한다나 뭐라나...
봉평읍내로 나가서 짜장면과 짬뽕을 먹고 들어왔다.
어느 봄날 산골 부부의 문화생활은 이렇게 끝났다.

늦은 오후에
영화관람으로 마음의 여유가 생겨 그런지 집에 오자
마자 아내는 지난번 고향 남해의 아우가 잔뜩 챙겨준
시금치를 손질하여 데치느라 분주하였다. 촌부더러
피곤할테니 그냥 푹 쉬라고 했지만 그냥 손놓고 있을
수가 없었다. 지나간 겨울 눈보라에 망가진 장작집을
손봐놓고 뭘할까 망설이다가 앞뜨락의 단풍나무 두
그루를 자르기로 하고 엔진톱을 챙겼다. 참으로 오랜
세월을 함께한 나무라서 아깝기는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장독대를 비롯하여 그늘이 지는 것이 문제라서
베어내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 산골이라 주변
사방이 나무이고 숲이니까 굳이 앞뜨락에 조경수가
없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에 이르기까지 18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이제 앞뜨락이 아주 훤하고 시원해
보인다. 집안 창문으로 내다보는 뜨락도 뻥 뚫린 듯이
깔끔해 보여서 좋다. 아내도 아주 잘했다며 칭찬이다.
그나저나 며칠 일을 않다가 톱질을 했더니 뻐근한걸...
어느 봄날 산골 촌부의 나무 두 그루 베어낸 변명이다.
Atachment
첨부 '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