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콩대를 베고 보니...
올해는 여느해보다도 콩수확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를 잔뜩 했었다. 밭에 있던 콩대에 주렁주렁
콩이 영글어 있는 것을 보고 속단을 했던 것이다.
날씨 예보에 지난 주말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영하의 추위가 몰려온다는 예보와 마을아우에게
들은 한마디가 영 마음을 불안하게 하였다. 너무
방심하며 미루다가 이런 일이 생겼는데 설상가상
낫을 들고 콩밭에 나가서 콩대를 베다보니 기대와
달리 실망이다. 야생동물의 피해가 눈앞에 보이니
이럴 어쩔꼬 싶다. 그물망을 쳐놓아서 안심했더니
그게 아니다. 콩대를 자빠뜨리는 것은 그렇다치고
온통 쑥대밭을 만들어 놓았을뿐 아니라 콩깍지가
사방에 흩어져 있고 배설물들이 사방에 늘려있다.
야생동물이 콩을 까먹은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고라니가 들어온 것은 아는데 도대체 무슨 동물이
들어왔을까? 들쥐인가 아니면 다람쥐나 청설모가
들어온 것일까? 아내의 우스개 소리를 빌리자면
잣나무숲에 올라가 잣송이를 주워다가 나르니까
청설모나 다람쥐가 부화가 나서 콩밭에 들어와서
촌부에게 복수를 한 것 아니겠냐고 하여 웃었다.
그나저나 말려서 타작을 해봐야 알겠지만 당초에
생각한 만큼의 수확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베어낸 콩대를 카페앞 데크와 주차장에다 넓다란
비닐천막을 깔고 말리고 있다. 잘 말려 콩타작을
하면 콩알갱이를 만나게 될텐데 언제쯤 다 마를
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올해 콩농사는 영
아닌 느낌이 든다. 밭에 있을 때에는 아주 무성한
잎과 줄기 그리고 꽁깍지까지 잘 여물었다고 무척
좋아했는데 정작 콩대를 베어다가 말려놓고 보니
빈꽁깍지가 무척 많고 덜 여물은 것도 꽤나 많다.
더 배워야 하겠구나 싶다. 또 한번의 시행착오를
겪는가 싶다. 그래도 잘 말려서 타작을 해보려고
읍내에 나가 도리깨도 사다가 놓았다. 기대만큼은
아닐지라도 소출이 좀 많았으면 좋겠는데...
*아침 기온 0도인데 날씨가 많이 풀린 느낌이다.
아침마다 보이던 하얗게 지붕위에 내려앉았던
서리도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직
차갑기는 하다. 이 정도를 추위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첫 추위라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겠지?
오늘부터 차츰 풀린다는 예보가 반갑기는 하다.
인근 스키장은 요며칠동안 슬로프에 인공설을
뿌리더니 오늘 개장을 한단다.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는 그런 느낌이 든다.
그전에 낙엽과 씨름하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