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계절의 여왕 5월...
아침에 일어나 달력을 넘겼다. 생각하기도 싫은 올해의 4월... 언젠가부터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불렀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지난 4월은 우리에게 가슴을 망치로 두들기고 속을 후벼파는 듯한 아픔을 주더니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5월에게 그 쓰라림을 슬쩍 넘겨주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혹시나 혹시나 하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들이 어느새 보름을 넘기고 말았으니... 말 그대로 속절없이 지나가 버렸다. 열엿새째 아침을 맞는다. 안개가 자욱하다. 시야가 흐릿하다.
늘 입에 담는 촌부의 말처럼은 산골의 봄은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 자고나면 달라지고 아침과 저녁의 모습이 다른 느낌의 요즘이다. 아무래도 산골의 봄은 가속페달을 힘껏 밟고 쌩쌩 달리는 것 같다. 그래서 봄은 짧은가보다. 지난해 겨울이 지나고 너저분한 나무를 잘라 내고 더덕씨앗을 뿌려놓은 옆산에 더덕 싹이 잔뜩 나오고 있다. 씨앗을 뿌리기는 했지만 이 녀석들은 재배더덕라기보다 야생에서 자라는 자연산 더덕과 다를게 없다. 지난해는 거의 땅에서 겨우 줄기만 올라오는 것으로 한해를 마치더니 올해는 제법 자랄 것 같다. 빠른 녀석들은 벌써 덩쿨이 뻗어가고 있다. 하지만 너무 씨앗을 많이 뿌렸는지 촘촘하게 나오고 있다. 군데군데 솎아내고 뽑아내 다른곳에다 이식재배를 해도 되는지 알아봐야겠다. 아님 뽑아서 더덕 샐러드나 더덕 겉절이를 해볼까? 집부근에도 심지도 않은 많은 더덕들이 쑥쑥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제법 실하게 보인다. 꽃을 보려고 몇해를 그냥 두고 있는데 올해는 더 많이 보인다. 작은 녀석들은 더 키우고 대공이 굵은 녀석들은 기억해 두었다가 가을에 캐서 먹던지 술을 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