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비가 내리는데...
모처럼 늦잠을 잤다. 오늘 아침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어젯밤의 예보에 이른 아침에 하는 일상은 포기하고 푹 쉬기로 작정을 했던 것... 그런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된다. 이른 아침 일어나는 시각에 잠이 깨었다. 밖을 내다보니 소리없이 비가 부슬거린다. 태평이를 데리고 산에 갈까말까 망설이다가 늑장을 부려보기로 하고 다시 잠을 청했더니 깜빡 늦잠에 빠져 든 것이다. 나무작업을 하느라 피곤했었나 보다. 산골사는 촌부야 비가 내리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서 쉬면 그만이지만 저 멀리 남녘의 진도 앞바다에는 기상악화로 수색작업에 진전이 없다고 하니 걱정스럽다. 벌써 사고가 발생한 지 열이틀째로 접어 드는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마음이 급했던 촌부는 어쩔 수 없이 치료를 받는 손으로 일을 하였다. 어제 아침나절 진료 받으러 한의원에 갔을 때 당분간 손을 사용하는 일은 가능한 자제하라고 했지만 밭에 가득 널부러져 있는 장작용 나무토막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장작집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려면 손수레를 사용해야 하는데 손이 불편하여 망설였지만 이틀 치료를 받아서인지 그런대로 조심해서 움직이면 괜찮을 것 같았다. 촌부의 고집에 산골아낙이 함께 하겠다며 나왔다. 평상시 같으면 혼자해도 되지만 손이 불편하니 도와 주겠다고... 손수레 한쪽씩 손잡이를 잡고 호흡을 맞추며 나무 나르는 일을 재미있게 하였다. 34년 호흡을 맞춘 환상의 복식조라고 해야하나? 가득 채워진 장작집을 보노라니 흐믓하고 뿌듯하고 부자가 된 느낌이다.
오늘은 비가 내리는데 부침개나 부쳐 달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