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밑그림과 같지만...일년 열두달 사계절 중에 산골의 요즘 모습은 가장 볼품이 없는 것 같다. 그나마 겨우내 눈이 쌓여있을 때에는 하얀색으로 깔끔해보였지만 차츰 눈이 녹으니 그 모습도 사라지고 보이는 것은 그저 삭막함뿐이다. 마치 화가가 그림을 그릴때 채색을 하기전에 그려놓은 밑그림처럼 뭔가 더 채워야만 할 것 같은 그런 모습으로 보인다고나 할까? 땅색깔도 그렇고 앙상한 나뭇가지의 모습도 그렇고 보이는 것은 모두가 거무티티하고 희끄무레하다. 그래도 사시사철 변함없이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뽐내는 것은 푸르디 푸른 저기 저 높은 하늘과 두둥실 떠다니는 구름뿐인 것 같다. 겨울이라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지금은 이 세상 모든 생물들이 새롭게 태어나거나 새로운 새싹을 틔우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그런 때인 것 같다. 자연의 순환고리에서 지금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새로움이 시작되려는 바로 그 순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