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성하(盛夏)의 계절, 7월이다!
2024년 7월 1일 일요일
甲辰年 음력 오월 스무엿샛날
아침에 일어나서 달력을 넘겼다.
어느새 올해도 절반이 지나갔고
남은 절반의 첫달 7월을 시작한다.
늘 하는 말, "세월 참말로 빠르네!"이다.
지나고보면 별로 한 일도 없는데 뭐가 그리
바쁘다고 종종거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6월의 마지막날이었던 어제,
비가 오락가락 했지만 분주하게 움직였다.
비바람에 꺾인 고추 가지를 정리하다보니
방아다리 밑쪽 무성한 곁가지, 곁잎을 땄다.
이미 한번 정리를 했지만 너무 일찍 따내서
그런지 꽤 많이 자라 과감하게 따내 버렸다.
정리를 한 곁가지와 곁잎은 버리지 않았다.
아내가 좋아하고 촌부도 좋아하여 나물로
먹기 위함이다. 아내가 하나하나 다듬어서
둘째네도 조금 나눠줬단다. 데쳐서 나물로
먹는 좋은 식재료다. 올해는 풋고추로 먹을
만큼만 조금 심어 정리한 곁가지와 곁잎도
그다지 많지는 않다.
한참 고추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멘토이신
유氏 어르신께서 전화를 주셨다. 비가 오니까
어서빨리 들깨 모종을 가져다 심으라고 했다.
우리의 들깨 농사는 열매 수확을 위한 것보다
잎을 따먹기 위해 조금 심는 것을 아시는지라
해마다 이맘때 모종을 주시곤 한다. 생각컨데
지금껏 들깨 모종은 장에서 돈주고 산 기억이
전혀 없다. 어르신께서 챙겨주셨기 때문이다.
이슬비를 맞으며 들깨 심을 자리를 남겨놓은
밭에 심었다. 비가 내려 안성맞춤이라 활착이
잘 될 것 같다. 모종이 조금 남아 버리기는 좀
아까워 밭구탱이 여백에 심어놓았다. 모종을
버리는 것은 모종을 정성껏 길러서 나눠주신
어르신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늘 그래왔듯이
감사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정성 다해 심었다.
들깨 모종을 심다보니 옆줄의 브로콜리가 비에
쓰러져있는 것이 보였다. 워낙 커다랗게 자라는
잎파리가 비바람에 무게를 못이겨 자빠진 것,
궁리끝에 중간중간 지지대를 박아놓고 양옆에
고추끈을 늘어뜨려 쓰러지지않게 해놓았더니
그런대로 볼만하다. 브로콜리 농사를 대량으로
짓는 농부님들이 보면 정말 웃긴다고 할 것이다.
브로콜리를 이렇게 기르는 것은 이놈 촌부 뿐이
겠지 싶다. 누가 뭐라고 하는 말든 내 방식대로
내가 편리하면 그렇게 해보는 것이지 뭐...
올해는 상추를 제외한 나머지 채소의 첫 수확이
여느해에 비해 많이 늦다.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
날씨 탓이겠지? 늦으면 늦은 대로 늦게 거두면
되는 것이다. 안달복달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혹시 무슨 문제가 있을까봐 자꾸
살펴보게 된다. 오이도, 호박도, 방울토마토까지
틈만나면 밭에 나가 열렸는지 기웃거리게 된다.
드디어 호박 하나를 수확했다. 고작 애호박 하나
딴 것을 가지고 수확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
기다리던 참이라서 기쁜 마음에 아내를 불러서
함께 첫 수확을 했다. 이또한 누가 보면 정말로
웃긴다고 하겠지? 고작 호박 하나 땄다고 이렇게
좋아하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