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사흘간의 가을여행을 마치고...
2026년 10월 6일 화요일
음력 丙午年 팔월 스무엿샛날
사흘만에 돌아온 산골집,
한 계절을 건너뛰고 또다른 계절인 느낌이다.
경주는 아침 기온이 아직도 두 자릿수였는데
설다목은 영상 3도, 서리까지 하얗게 내리고
안개가 자욱하다. 서늘함이 아니고 쌀쌀하다.
산골의 짧은 가을이 이렇게 맥없이 쓸쓸하게
지나가려는 것일까? 아직까지 제대로 가을을
느낄새도 없었는데... 설마 그러진 않겠지?
가을여행 사흘째인 어제,
이번 여행은 당초의 계획에도 없었던 일정이
추가되기도 했다. 중간에 생략한 것도 있지만
진행을 맡은 상춘 친구 순발력이 한 몫을 했다.
감포 앞바다 멋진 윤슬을 뒤로하고 울산으로
향했다. 대왕암 공원을 보기로 일정을 추가한
것이다. 아내와 촌부는 이미 두어 번 가봤으나
몇 번을 간다고 해도 좋은 곳이 대왕암 공원이
아닌가 싶다. 도시에 이런 멋지고 좋은 공원이
있음이라 울산 사람들은 큰 복을 받았지 싶다.
급히 울산 대왕암 공원으로 여정을 잡은 것은
울산에 사는 고향 친구와 부군이신 선배님께서
보고싶다고, 경주까지 와서 얼굴도 못보고 그냥
가면 서운하다며 꼭 들려가라고 하여 일행들의
동의를 얻어서 울산으로 넘어간 것이다. 관광도
하고 맛있는 식사도 초대받아 일거양득이었다.
우리 일행을 위하여 대왕암 부근 고급 음식점을
예약해놓고 우리 일행이 있는 대왕암 공원까지
마중을 나온 것도 너무나 고마웠다. 전복찜에다
전복돌솥밭으로 먹은 점심은 그야말로 별미였다.
이렇게까지 배려를 해준 친구와 선배님께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일행들도 좋은 친구와
멋진 선배님 덕분에 맛있는 식사를 하였다면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오는 내내 칭찬이 자자했다.
그렇게 고향 친구 부부에게 감사와 작별인사를
하고 울산 시내를 벗어났다. 마지막 여정이겠지
했다. 점심에 선배님과 반가운 마음에 낮술까지
한잔 나누어 차에 타자마자 졸음이 몰려와 깜빡
졸고 말았다. 얼마나 되었을까? 깼더니 자동차
방향이 우리집 방향이 아닌 합천 해인사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이번 여행의 리더이고 사흘내내
수고하며 운전을 한 상춘 친구가 기왕 나온 김에
천년고찰 해인사에 들려가자고 했단다. 고맙긴
하지만 사흘동안 운전대 잡고 고생한 친구에게
많이 미안했다. 아내 덕분에 이런 배려심 많은
친구와 함께함이 참 좋았다. 다른 친구들도 모두
마찬가지로 너무 좋았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합천 해인사는 정말 오랜만이다. 생각컨데 아마
45년쯤 되었지 싶다. 해태제과에 재직하던 젊은
시절이었으니까 말이다. 너무 오래되어 그런지
이상하게 전혀 생각이 나지않고 처음 온 것같은
느낌이었다. 세월 탓인가? 감퇴된 기억력 탓인가?
다들 70넘은 나이, 오르막길이 많이 부담스럽다.
세월아, 네월아! 걷는 발걸음이 모두 느릿느릿,
그래도 조금 나은 듯한 친구가 불편한 친구 손을
붙잡고 함께하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고 정겹고
너무나 정다워 보였다. 그려~ 지나온 세월이야
어쨌든간에 나이가 들어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가
의지하는 그 마음, 그 모습은 진한 우정으로 이어
온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앞에서 뒤에서 바라보는
내 마음까지 뿌듯하고 흐뭇했다.
오늘은 일기가 많이 늦었다. 어젯밤 늦게 도착해
참 잘 놀고 너무 잘 먹은 여독의 탓도 있긴 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몸살 기운이 있어 늦잠을 잔
탓도 있다. 때마침 오늘은 독감예방 접종하는 날,
갔다가 감기초기라고 하여 퇴짜를 당하여 못맞고
돌아왔다. 감기 다 나으면 다음 주에 오라고 했다.
세상에, 이날 이때까지 예방접종 퇴짜는 처음이다.
어쨌거나 꼬박 사흘간 신나게 즐겁게 가을여행을
다녀왔으니 한동안 일상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가을여행을 함께한 친구들! 모두 고마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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