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장맛비 멈추고 햇살 좋은 날
2022년 7월 1일 금요일
음력 壬寅年 유월 초사흗날
새로운 달,
7월의 첫날을 맞는다.
일어나자마자 달력부터 넘기면서 세월 빠르다는
말을 혼자 중얼중얼 지껄였다. 쓸데없는 소린데...
일주일 가까이 오락가락하며 쏟아지던 비가 멈췄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고개를 내밀면서 웃는 듯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햇살이다.
이른 아침,
5시반쯤 되었지 싶다. 비가 그친 것을 확인하고는
부랴부랴 곧장 밭으로 달려나갔다. 할 일이 많다.
장맛비 내린 일주일 동안은 밭일을 제대로 못하여
마음이 급했던 것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내가
아침에 마시는 음료를 만들어 밭으로 배달 나왔다.
그새 아침에 하는 걷기운동을 마치고 들어가 바로
음료를 만들었던 모양이다. 부지런하기도 한 아내,
하루도 그르지를 않고 만들어주는 정성이 고맙다.
일을 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는데 저멀리서
아내가 아침식사를 하라고 목청껏 부르는 소리가
들려 터벅터벅 집으로 들어왔다.
어제는
호우경보까지 내려져 장맛비가 거세게 내리는 날,
집옆 시냇물은 엄청시리 불어나 마치 폭포수처럼
콸콸콸 커다란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어 겁이 날
정도였다. 오늘 아침은 어제와 달리 흙탕물이 아닌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이 자연에서, 이 산골에서
자연의 소리,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산다는 것은
남다른 특혜이고 호사가 아니겠는가 싶다.
어제 아침나절,
비가 잠시 소강상태인 틈을 타서 실내식물 화분을
앞마당에 내다놓았다. 아내가 정성을 다해 기르는
녀석들이다. 물을 주는 것도 좋지만 비를 맞으면
더 좋지않겠느냐는 아내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 다 야외탁자에 내다놓고 비를 맞히기로 했다.
그러니까 모처럼 실내식물 샤워시키는 날이었다.
꽃이 피고 있는 수국, 쟈스민을 비롯한 화초들이
무척 좋아했을 것 같다. 빗물의 성분까지는 몰라도
우리 생각에 영양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확실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잘했구나 싶다.
이따금씩
장마철에는 난롯불을 지핀다. 꿉꿉함을 해소하기도
하고 눅눅함을 잡아주는 자연스러운 제습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나무가 많은 산중이라서 장마철에는
많이 습하다. 그 뿐만아니라 바로 집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의 영향도 습함을 보태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름일지라도 난롯불을 잠시 지피면 실내가
이내 뽀송뽀송하여 좋다. 또한 밖에는 비가 내리고
집안에는 난롯불을 지펴 나무 타는 소리와 냄새가
좋아 커피를 부르는 분위기가 된다. 이런 분위기를
아내는 놓치지않고 진한 커피를 준비한다. 아내와
함께하는 분위기 좋은 우리들만의 카페가 된다.
그 뿐만아니다.
아내가 하는 말이 비내리는 날에는 부침개가 제격
이라며 밭에 나가 부추, 들깻잎을 뜯고 땡초 몇 개
따오라고 했다. 그 정도 심부름은 언제 시켜도 만사
오케이~ 부추를 잘라 다듬고 아직 어린 들깻잎도
몇 장 따고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땡초도 몇 개
따다주었더니 양파와 당근을 채썰어 반죽을 하여
노릇노릇하게 부침개를 부쳐주었다. 아내가 부치는
부침개는 넓적하게 부치지 않고 먹기좋은 크기로
자그많게 부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희안하게
아내가 부친 부침개는 바싹하고 촉촉하여 맛있다.
또한 비오는 날에는 뜨끈한 국물이 있어야 한다며
육개장을 끓였다. 부침개와 육개장, 소주를 부르는
안주감 음식이다. 반주 삼아 기분좋게 몇 잔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