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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가뭄과 더위가 장난 아니군!


2022년 6월 22일 수요일

음력 壬寅年 오월 스무나흗날


아침부터 햇살의 위력이 장난 아니다.

어제 하지가 지났는데 벌써부터 더위가 심하다.

그뿐인가? 이놈의 가뭄은 왜 이렇게 오래토록 

지속되는지 원? 밭작물들을 죽일까봐 안스러워

매일 해질녘에 물주기를 해온 것이 모종을 심은

이후 줄곧 해왔으니 꼬박 한달이나 되었다. 잠시

내렸던 비는 그때뿐이었다. 이런 날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으니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일은 비소식이 있고 이어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가뭄보다는 차라리

비가 내리는 장마가 더 낫겠지 싶다. 오늘까지만

물주기를 하면 너무 지루했던 가뭄도 끝나리라는

기대를 해보며 오늘을 시작한다.


요즘은 한낮에 따갑고 강열한 햇볕 때문에 밭일을

못할 정도라서 촌부는 아침과 저녁무렵이 바쁘다.

이 가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잡초들은 엄청시리

잘 자란다. 이른 아침 더덕과 블루베리가 어울려

자라는 자그마한 밭에서 잡초를 뽑고 있었는데

한시간 가량 걷기운동을 마치고 들어가던 아내가

"들어올때 아침 찬거리 조금만 구해 오시오! 절대

많이는 말고 딱 아침 한끼 먹을 만큼만... 알겠소?"

"알겠나이다! 마님 분부 받들어 거행하겠나이다!"

상추밭에서 상추 조금 뜯고, 고추밭에서 방아다리

고추 몇 개 따고, 오이 첫 수확으로 하나를 땄다.

보리밥에 엇그제 먹다남은 강된장으로 갓 뜯어온

싱싱한 상추와 고추, 오이로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했다. "이런 아침식사는 호사라니..."하면서...


어제는 뭘 했더라? 

딱히 별다른 특별함도 없는 일을 했구나 싶다.

그나마 특별한 일이라면 종일 아내를 도왔다는 것,

오전부터 해질녘 물주기를 하기전까지 그늘 찾아

다니며 데크와 앞마당에서 마늘까기를 한 일이다.

해마다 그랬듯이 올해도 내 고향 보물섬 남해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남해 마늘을 구했다. 마늘이 아주

좋다. 씨알이 굵다. 아내는 역시 남해 마늘이라며

흐뭇하단다. 어제 하루에 10kg 한 망을 다 깠다.

아내는 깐마늘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모두

갈아서 소포장을 하여 냉동실에 넣어두고 일년내

그때그때 조금씩 꺼내 양념으로 사용한다.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물주기를 해서 그런지

밭작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잘 자란다. 흐뭇하다.

보람을 느낀다. 벌써 상추는 몇 번 나눔을 했으며,

얼가리 배추와 열무는 솎아먹고 있고, 수확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고추밭에서 방아다리 고추 따며

고춧잎도 땄고, 드디어 오늘 아침 오이 첫 수확을

했다. 이제 수확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런 보람을 느끼려고 힘든 줄 모르고

열심히 물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해질녘에 시작하는 물주기를 마치고 나면 어느새

어둑어둑하다. 그만큼 저녁식사가 늦어지게 된다.

들어올 무렵을 정확히 아는 아내는 촌부가 배고플

것이라는 생각에 들어오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게

밥상을 준비한다. 어제 저녁상은 이열치열 밥상이

아닌가 싶다. 전날 아침 둘째네와 함께 먹고 조금

식재료 남은 것으로 콩나물 해장국을 준비했단다.

그러면서 새 음식으로 준비를 못해서 미안하단다.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라서 아무 상관없다. 여름날

찬음식보다는 뜨끈뜨끈한 음식이 더 좋으니까...

우리밭에서 뜯어 담가놓은 부추김치를 반찬삼아

맛있게 한 그릇 뚝딱 해치웠더니 아내가 흐뭇하게

쳐다보며 아무 음식이나 맛있게 먹어주어 너무너무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 아내를 보며 촌부는

쏘맥 한잔을 말아 시원하게 들이켰다.Picsart_22-06-22_08-00-56-691.jpgPicsart_22-06-22_08-00-39-046.jpgPicsart_22-06-22_08-00-21-332.jpgPicsart_22-06-22_07-59-58-904.jpgPicsart_22-06-22_07-59-31-740.jpgPicsart_22-06-22_07-55-26-57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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