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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완전 빗나간 날씨 예보


2026년 5월 27일 수요일

음력 丙午年 사월 열하룻날


전날의 날씨 예보에는 어제와 오늘 강풍과 함께

30~10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예상이 완전, 엄청 빗나갔다. 거짓이었다.

어제 오전부터 내린다던 비소식은 시간이 갈수록

자꾸만 뒤로 밀리더니 밤 9시가 훨씬 넘은 시간

비가 내리는 것이었다. 반가워서 나가봤더니 아주

가는 비였다. 하지만 이내 그쳤다. 밤사이 얼마나

내렸을까? 검색해보니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고

저녁에 잠시 내린 0.5mm가 전부였다. 세상에

이게 뭣꼬? 이거이거, 당최 기상청도 못믿겠네!

젠장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기온은 15도, 새벽까지 있던 비소식이 사라졌다.


어제도 빗나간 날씨 예보에 기분이 많이 언짢았다.

덕분에 이런저런 일을 많이 하여 언짢았던 마음을

상쇄했다고 할까? 아내가 운동을 하는 사이 단지

한바퀴를 살피며 돌았다. 밭가에 붓꽃이 한창이고

수영장 입구에 몇 해 전 얻어다 심은 이름이 아주

특이한 야생화 '꽃파대가리'가 꽃을 피웠다. 분명

생김새와 꽃은 파이고 파꽃과 비슷한데... 이름이

재밌다. 서양 허브 '차이브'와 닮았다. 사촌인가?

뭐 깊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 야생화라는

것만으로도 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족한다.


얼마전 단지로 올라오는 하천 보수공사를 하면서

정비가 된 진입로 옆의 화단에 산수국과 꽃창포

씨앗을 뿌려놓고 나름 잔뜩 기대를 했다. 그런데

직파를 해서는 발아가 신통찮다고 했다. 어쩐지

새싹 돋아날 때가 지났는데 기미가 없어 궁금했던

참인데 식물원 주임이 말하기를 모종판에 모종을

길러 파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씨앗 파종한 것은

그냥 놔두고 모종을 길러 심는 것이 훨씬 더 빠를

것이라며 씨앗을 다시 주었다.


상토와 재활용 모종판 포트를 꺼내 시작한 작업,

걷기운동을 끝낸 아내와 함께 모종 붓기를 했다.

7개의 포트에 상토를 채웠다. 그리고는 고추대로

씨앗 넣을 구멍을 꾹꾹 눌러서 만든 다음 아내는

꽃창포 씨앗, 촌부는 산수국 씨앗을 두 손가락에

잡히는 만큼 적당량을 구멍에 넣었다. 그런 다음

다시 상토를 덮어 적당한 나무막대로 반듯하게

하여 물을 듬뿍 주었다. 그렇게 만든 것이 꽃창포

다섯 포트, 산수국 두 포트이다. 이제 아침, 저녁

물주기를 하여 새싹이 돋아나고 옮겨심을 만큼의

모종으로 다 자라면 올라오는 길가의 화단에 심을

생각이다. 문제는 발아율이지만 그것은 예측불가,

많이 발아하여 잘 자라주기를 바랄뿐이다.


머위가 잘 자라 수확기가 되었다. 우리집 머위는

작고하신 어머님께서 남겨주신 유산과 같은 것,

머위밭에 가면 어머님 생각을 하게 된다. 25년전

머위 종근을 가져다가 심어놓으신 것인데 세월이

흘러 번식이 되었고 지금은 목공실 주변이 온통

머위밭이 되었다. 어머님은 머위대는 물론 잎도

버리지 않고 데쳐 찬물에 울겨내 쓴맛을 없애고

쌈으로 드셨다. 양념간장을 넣고 쌈을 싸먹으면

쌉싸름한 그 맛이 입맛을 돋우는 좋은 찬거리다.

어머님 입맛을 많이 닮은 서울 막둥이 아우에게

해마다 어머님 추억하라며 보내주곤 한다. 이런

시골스런 우리 맛을 잘 아는 두 분에게도 조금씩

보내드렸다. 봄날의 소박한 작은 나눔이다.


아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함께 옥수수밭에

나가 발아되지 않은 곳에 별도로 기른 모종으로

다 채웠다. 속된 말로 빈 곳에 땜빵을 한 것이다.

둘이서 밭고랑을 살피며 아내는 모종판을 들고

촌부는 모종삽을 들고 가다가 빈 곳을 발견하면

아내가 모종을 꺼내주고 촌부는 그것을 받아서

빈 곳에 심어 메꿨다. 어제 그렇게 하여 옥수수밭

전체를 빈 곳 없이 다 채웠다. 혹시나 하여 남은

모종 몇 그루는 조금 더 두었다가 빈 곳이 생기지

않으면 여백에 심을 생각이다. 비소식이 있다는

걸 알고 심었지만 비가 내려 활착에 도움이 되어

잘 자라주리라 믿었는데 비는 내린 듯 만 듯...


나흘간의 연휴에 많은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이제 오늘은 식물원에 나가는 날이다. 그 사이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이따 가보면 알겠지만

궁금해진다. 식물원 일도 집일처럼 열심히 하자!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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