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아따야! 세월 참말로 빠리네?
2026년 6월 1일 월요일
음력 丙午年 사월 열엿샛날
이른 아침,
달력을 한 장 넘겼다.
푸르름이 짙어가는
신록의 계절, 6월이다.
달이 바뀔 때마다 하는 말,
촌부 고향 경상도 버전으로...
"아따야! 세월 참말로 빠리네?"
하나 마나 한 말인데 말이다.
촌부에게 무슨 휴일이 있을까?
식물원 일을 나가지 않는 날,
바로 그날이 휴일이긴 하지만
농사를 짓다보니 휴일은 없음이다.
모처럼 하는 일없이 빈둥거린 오전,
아내가 읍내 마트에 다녀오자고 했다.
우유, 숙주나물 등 몇 가지 사야한다고
먹고싶은게 있으면 고르라는데 참았다.
오는 길에 바우골 형수님댁에 들렸다.
오랜만이라 인사를 겸해 잠시 들어가
차 한잔하고 밭을 한바퀴를 돌아봤다.
잡초 하나없이 농사를 참 잘 지으신다.
두 종류 상추를 뜯어주셔서 갖고왔다.
점심으로 만든 들기름 막국수를 먹고
딱히 할 일이 없고 날씨도 엄청 더워서
핑계 삼아 낮잠 한숨 자고 일하기로...
얼마나 곤하게 맛있게 잤는지 모른다.
얼마나 잤을까?
아내가 깨워 일어났다.
마을 맥가이버 아우 부부가 왔다고...
전날 마을 들녘에서 만난 아우에게
제수氏가 부탁한 머위 꺾어가라 했더니
카페에 올라와 차 한잔하자고 했단다.
맥가이버 아우네, 카페 주인장 둘째네,
우리 부부가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어떻게 모임 냄새를 맡았는지 이장 부인
송이 엄마에 이어 이장까지 뒤따라 왔다.
졸지에 청바지클럽 번개팅이 되었다.
그렇게 넷 쌍이 모인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후 내내 별의별 수다를 다 떨었더니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저녁무렵이었다.
승현 엄마는 머위밭에서 머위를 꺾었고
촌부도 함께 꺾어 한 박스를 담아 보냈다.
늘 얻어오는데 우리도 줄 것이 있어 좋다.
아내가 저녁은 간단히 먹자고 하더니만
밥상은 만찬이 되었다. 숙주나물, 양파를
깔고 그 위에 얇은 쇠고기 업진살을 얹어
찜을 쪄내고, 처남댁에서 얻어온 상추와
한 움큼 뜯어와 데친 곰취, 대파로 만든
파채무침에 아주 맛있는 저녁이 되었다.
저녁식사후 해질녘 물주기 하러 밭에 나가
거의 한 시간 가량 목말라하는 채소들에게
비가 내리듯 시원하게 흠뻑 젖을 만큼 줬다.
이렇게 물을 주며 정성을 쏟다보니 채소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듯하여 참 좋다.
이맘때 비 좀 오면 좋으련만 비소식이 없네.
오늘 아침 기온은 9도, 일교차가 꽤 심하다.
어제는 28도까지 치솟아 무척이나 더웠다.
오늘은 얼마나 올라가 또 더울까 모르겠네?
소나기라도 한바탕 쏟아지면 좋겠는데...
그러면 물주기를 안해도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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