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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419_6.jpg : 촌부의 단상-표고버섯 수확이 쏠쏠할 듯...IMG_20200419_5.jpg : 촌부의 단상-표고버섯 수확이 쏠쏠할 듯...IMG_20200419_4.jpg : 촌부의 단상-표고버섯 수확이 쏠쏠할 듯...​[촌부의 단상]
표고버섯 수확이 쏠쏠할 듯...

4월 19일, 음력 庚子年 삼월 스무이렛날
서리가 내리고 영하 1도의 기온, 잔뜩 흐린 하늘이다.
오늘은 60년전 이승만 독재 정권에 항거하며 민주화
운동을 벌여 우리나라 민주주의 뿌리가 된 4.19혁명
제60주년 기념일이며, 24절기 중에 여섯 번째이면서
마지막으로 드는 봄절기인 곡우(穀雨)이다. 농사비가
내린다는 뜻으로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되는 때를
의미한다. 그런데 이제 막 봄이 시작되는 이 산골과는
절기가 안맞는 것 같다. 이제 봄이 시작되는데 절기는
봄절기의 마지막이라니 말이다. 그래도 농사를 짓는
마을분들은 절기에 참 민감한 듯하니 절기의 의미와
농사에 적용하는 실제의 의미가 너무 아이러니하다.
우리는 아직도 아침에 난롯불을 지피고 있는데 벌써
절기상으론 봄의 끝자락이라는 것의 차이와 같겠지?

시냇가 데크옆에 세워둔 버섯목에 표고버섯이 나오는
것을 보니 산골에도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아주
정겨운 모습이다. 버섯목에서 나오는 버섯 생김새가
제각기 다르다. 잘생긴 놈, 못생긴 놈 할 것 없이 모두
예쁘기만 하다. 아직은 버섯이 완전히 피기 전이지만
올망졸망, 쑥쑥 참나무껍질을 밀고 나오는 모습은 참
신기하기만 하다. 인위적으로 참나무에 버섯 종균을
넣어 배양하는 것이긴 하지만 어떻게 버섯을 길러서
먹으려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산에 다니다 보면
수많은 버섯을 보게 된다. 대부분 다 자빠지고 쓰러진
썩은 나무에서 서식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것도 있긴
하지만... 하지만 20년이 다 된 지금도 자연산 버섯은
한번도 채취를 하여 먹어본 적이 없다. 식별을 제대로
못하는 탓도 있고 워낙 겁이 많은 촌부라서 그럴게다.
야생에서 자생하는 버섯은 제대로 식별을 하지 못할
경우엔 큰 낭패를 당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더 그렇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손수 길러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것을 마을 사람들에게 배웠다. 참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드릴로 구멍을 뚫고 종균을 넣어
약간 그늘지고 습한 곳에 세워두면 버섯이 나온다는
것을 배워서 그렇게 해놓은 것이 지금 이 버섯목이다.

우리부부가 표고버섯까지 손수 길러 먹을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촌부보다 더 좋아하는 이는
아내이다. 2년전 아내와 함께 버섯목을 만들며 정말
여기 이 참나무에서 버섯이 나올까 하며 의아해 했다.
종균을 넣어 그늘에 세워두고 가끔씩 막대기로 툭툭
두들기고, 뒤집어 세워주고 또 이따금씩 물을 주었다.
그런 일 조차도 재미있다는 아내였다. 지난해 이맘때
처음 버섯이 몇 송이 나왔을 때 아내가 얼마나 신기해
하며 좋아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올봄에는 엄청 많이
나오고 있어 너무 좋아하며 수시로 버섯목을 세워둔
데크옆의 버섯사를 들락거리고 있다. 지금 보이는 걸
봐서는 올봄엔 표고버섯을 꽤 많이 수확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올봄에 피는 버섯은 거의
다 표고버섯 중에 으뜸이라고 하는 '백화고'라는 것이
우리를 더 기쁘게 한다는 것이다. 이제 막 피기시작한
버섯을 본 아내는 벌써부터 표고버섯을 따서 햇볕에
말릴 생각을 하고 있다. 제법 큰 것이 하나 있긴한데
첫 손맛은 아내가 느낄 수 있게 하려고 따지 않았다.
이렇게 흥미롭고 신기할 뿐만 아니라 쏠쏠한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은 산골살이의 호사가 아닐까 싶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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