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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0407_3.jpg : 촌부의 단상-또 일을 크게 벌이고 있다.IMG_20200407_2.jpg : 촌부의 단상-또 일을 크게 벌이고 있다.IMG_20200407_1.jpg : 촌부의 단상-또 일을 크게 벌이고 있다.​[촌부의 단상]
또 일을 크게 벌이고 있다.

4월 7일, 음력 庚子年 삼월 열닷새 보름날
해가 많이 길어졌다. 아침은 빨리 환하게 밝고 저녁은
천천히 시작된다. 하루가 그만큼 길어져 활동량이 좀
많아지는 것이라 해야할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촌부가 일어나는 시간에는 캄캄해 아침이라기 보다는
밤처럼 느껴졌는데 이제는 어둠이 막 가시는 듯하여
사방을 분간할 정도이다. 그리고 이내 환해진다. 아직
아침 산행을 하기엔 좀 그렇고 하여 단지를 산책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많이 포근하다.
영하 3도의 기온에 서리가 내린듯 만듯 살짝 내렸다.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일교차가 꽤 클 모양이다.
날씨 예보를 보니 5mm 정도의 비가 내릴 것이란다.
늦은 오후부터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어제 아침나절에 마을 맥가이버 아우네를 다녀왔다. 
결국 전날 수리를 제대로 못했던 예초기와 엔진톱을
차에 싣고 내려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시기라서
한동안 왕래가 뜸했기에 갈까말까 망설이다 전화를
했더니 아우는 밭일 나가고 제수氏가 전화를 받았다.
무슨 상관이 있냐며 내려오라고 했다. 이런 일이라도
있어야 마실을 오잖느냐며 웃었다. 맞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만 가게 되는 것이라서 많이 미안하기도 하다.
상태를 말했더니 금방 진단을 하더니 몇 군데 나사를
풀어 이렇게 저렇게 뚝딱거리더니 이내 끝났다면서
시동을 걸어보란다. 예초기도, 엔진톱도 작동이 된다.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지? 영원한 기계치 촌부는 왜
못했던 것일까? 아우는 손쉽게 해치웠는데 말이다. 
감탄을 하며 아우와 제수氏와 함께 커피 한잔을 하고
올라왔다. 수없이 다녀도 언제나 귀찮다는 내색 없고
늘 친절하게 맞아주는 마을 아우 부부가 너무 고맙다.

고장난 엔진톱 수리도 하였으니 전날 마무리를 못한
언덕배기 잡목 제거 작업을 깔끔하게 모두 끝을 냈다.
일이 끝날 무렵 아내가 나와서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남겨둔 몇 그루 나무도 잘랐으면 좋겠단다. 마치 공사
감독관이 감리라도 하듯이 말이다. 그 생각이 맞는 것
같아 마저 잘라내고 모두 한곳으로 옮겨놓았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와 점심식사를 하고나니 피곤인지
식곤증인지 노곤하여 쇼파에 누워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나 잤을까? 아내가 읍내에 다녀오자고 하며 깨워
일어났다. 점심 식사후 즐기는 오수가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다. 읍내에 나가 은행일도 보고 채소가게에
들려 이것저것 장을 보고 제과점에 들려 간식거리로
빵을 사가지고 집에 들어와 인터넷 뱅킹으로 몇 군데
송금을 하고나니 오후 4시였다. 주섬주섬 작업복을
챙겼더니 금방 날이 저물텐데 또 어딜 나가냐며 그냥
쉬라는 아내 말을 들은척도 하지않고 밖으로 나왔다.

장비도 고쳤겠다 하고 싶은 일이 또 한군데가 있다.
곤달비를 심은 밭에서 시작하여 큰밭을 거쳐 둘째네
집까지 이어지는 비탈진 절개지에 수없이 많이 자란
너저분한 잡목들을 정리하는 일이다. 여기 또한 온갖
잡목들이 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자라고 있다. 오래
전 아무것도 없이 흙이 드러나 있어서 밀려 내려오는
토사 방지를 위해 잣나무, 진달래 몇 그루 심은 것이
전부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아카시아나무, 낙엽송,
찔레덩굴, 층층이나무, 두릅나무를 비롯 온갖 잡목이
우거져 밭에 그늘이 지는 것은 물론 보기에도 너무나
좋지않았다. 정리를 하긴 해야하는데 엄두가 나지를
않아 그냥 두었다. 생각이 난 김에 해치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필요한 잣나무, 진달래, 두릅나무만 남기고
몽땅 잘라낼 생각이었다. 부지런히 잘랐지만 워낙에
잡목의 종류도 양도 많아서 얼마 하지 못했는데 날이
저물었다. 자빠뜨려 놓은 크고 작은 잡목들이 밭가에
널부러져 있는 모습을 본 아내가 하는 말이 재밌다.
'또 일을 너무 크게 벌이고 있구만! 언제 다 할거야?'
'걱정도 팔자구랴! 요즘 시간도 많은데 시나브로 하면
되잖아? 아카시아처럼 불땀 좋은 것은 땔감으로 쓰고,
나머지는 절개지에 덮어놓으면 저절로 삭고 썩어서
거름이 될테고, 보기에도 좋을테니 조금 힘은 들어도
일석삼조가 아니겠는가? 걱정하지말고 기다려 보셔!'
라고 하며 큰소리를 치긴 했지만 정말 일을 너무 크게
벌이긴 벌여놓았다. 하루이틀만에 끝날 일이 아니다.
새싹 돋기전에, 밭일이 시작되기전에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해보는 거지 뭐. 설마 그때까진 끝나겠지?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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