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장인 어르신 기일인데...
4월 4일, 음력 庚子年 삼월 열이튿날
오늘은 뜻풀이 그대로 하늘이 맑아지고 밝아진다는
뜻을 지닌 청명(淸明)이다. 24절기 중 다섯 번째에
드는 절기며, 봄 농사 준비를 하는 시기를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 산골은 아직도 겨울의 끝자락에
머물고 있으니 제대로된 농사 준비는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올해는 추위가 여느해에 비하여 일찍 멈춰서
마을에서는 벌써부터 밭에 거름을 뿌리고 밭갈이를
하는 집들도 있기는 하다. 우리는 오는 월말쯤에나
텃밭농사 준비를 시작해야 하지않을까 싶다. 오늘도
이른 아침 기온이 영하 1도에 머물고 강풍주의보가
내렸다더니 꽤 쌀쌀하여 차갑게 느껴진다. 지붕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았다. 서리가 언제쯤 멈추려나?
오늘은 2006년에 작고하신 장인 어르신 기일이다.
지난해부터 기일을 불교식으로 지내기로 하여 인천
용화선원에서 법보재로 모시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법회 참석을 할 수가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여 우리식구들은 참석 못하지만 절에서 스님께서
지내주시는 법보재로 대신 하기로 했다. 살다보니 별
희안한 일도 다 겪으며 산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이다. 이놈의 코로나19 때문에 자식된 도리까지
빼앗겼다고 해야할까? 법보재에 참석을 못한다고 또
집에서 따로 재를 모실 수는 없는 일이다. 시절이 좀
좋아지면 위패를 모신 용화선원에 가보기로 하였다.
그래서 이번 기일은 형제들이 각자 집에서 법보재가
진행되는 시간에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하기로 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것을
장인 어르신께서도 이해를 하여 주시리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 죄스런 마음과 더불어 쓸쓸한
마음까지 생긴다. 다들 바쁘게 살다보니 자주 만나지
못하여 장인 어르신 기일에는 만날까 했는데 이 마저
만날 수가 없으니 마음이 영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