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아니, 이럴수가?
4월 9일, 음력 庚子年 삼월 열이렛날
오늘도 여전히 이른 아침은 차갑다. 춥다는 표현이 더
알맞은 것이겠지 싶다. 요즘 아침이면 우리곁에 오는
단골손님 서리도 어김없이 내려앉아 하얗게 보인다.
4월 초순도 막바지인데 여느 고장의 겨울과 흡사한
기후이다. 거짓말같은 사실인 산골의 오늘 이른 아침
정경이다. 이런 날씨는 앞으로 한달은 더 이어질테지?
아마도 가장 느린 겨울 소식과 가장 늦은 봄소식을
전하는 촌부가 아닌가 싶다.
몇 해 전에 자작나뭇길과 작은 텃밭 사이에 명이나물
몇 줄을 심어놓고 해마다 작은 나눔도 하면서 잘 뜯어
먹고있다. 양이 그렇게 많지않아 아우들과 몇몇 아내
친구들과 나눠 먹었다. 그동안 해를 거듭하며 조금씩
번식을 시켜왔다. 지난해는 씨앗을 제법 많이 받아서
수영장 아래쪽 빈밭에 받은 씨앗을 뿌려놓았더니 꽤
많이 발아하여 새싹이 드문드문 나오고 있어 기쁘다.
이 명이나물(산마늘)은 발아를 시키기도, 기르는 것도
꽤나 까다롭다고 들었다. 하지만 몇 해 길러본 경험에
의하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2~3년생이 된 모종을
사다가 심었더니 해를 거듭할수록 뿌리번식을 하는지
점점 포기가 풍성하게 불어나 많아지고 있다. 보기가
좋다. 언제까지 포기번식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잘 자라주어서 기르는 재미가 있다.
농작물처럼 특별하게 관리를 할 필요도 없이 손쉽게
기를 수가 있으니 더욱 더 그렇다. 꼭 길러보고 싶던
야생초이며 좋은 식재료가 되는 산나물이다. 올해는
2~3년생 몇 그루를 잘 뽑아 멀리 경북 영주로 분가를
시켜볼 생각이다. 사과농장을 하고있는 막내 처제네
농장 한켠에 심어놓으면 잘 자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모종을 주겠노라고 했다. 해마다 잎을 따서 보내주곤
했는데 그럴 것이 아니라 아예 모종을 주어서 기르며
싱싱한 잎도 따먹고 번식도 시키면 좋지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다른 야생초나 산나물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나오는
것이 이 명이나물이다. 언땅을 헤집고 나오는가 하면
눈속에서도 자라는 아주 강인함을 지닌 식물이 바로
명이나물이다. 밭에서 갓 딴 연한 것은 쌈으로 먹어도
좋고 가장 흔하게 만들어 먹는 것은 장아찌나 절임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또한 별미 중의 별미이다.
이렇게 좋은 산나물을 우리만 길러 먹을 것이 아니라
분양을 해볼 생각이다. 하여 우선 올해는 2~3년생 몇
그루 뽑아 멀리 경북 영주로 분가를 시켜보려고 한다.
사과농장을 하고 있는 막내 처제네 농장 한켠에 심어
놓으면 잘 자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뽑아 주겠노라고
했다. 해마다 잎을 따서 조금씩 보내주곤 했는데 그럴
것이 아니라 아예 모종을 주어서 기르며 싱싱한 잎도
따먹고 번식도 시키면 좋지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제 저녁무렵 명이나물밭을 지나다가 얼마나
자랐나 싶어 살폈더니, '이런이런... 아니, 이럴수가?'
지금 한창 자라고 있는 잎파리가 몇 잎 없어진 것이
눈에 띄었다. 아내가 벌써 잎을 따지는 않았을텐데...
누가 그랬을까? 집에 들어가 아내에게 물었더니 무슨
이야기냐며 정색을 했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이것은
야생동물의 소행일텐데, 그것도 틀림없는 초식동물의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의심이 가는 것이 바로
고라니가 아닌가 싶었다. 고라니가 아니면 딱히 의심
가는 야생동물은 없으니 말이다. 지금껏 그냥 노지에
두어도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기에 정말 당혹스럽다.
임시방편으로 뚱딴지밭에다 세워두었던 허수아비를
뽑아다가 양쪽에 세워놓았다. 이마저 소용이 없으면
결국 그물망을 치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이러다
온사방을 그물망으로 둘러싸야하는 헤프닝을 벌여야
할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갈수록 텃밭농사도
어렵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