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어제와 사뭇 다른 오늘
11월 5일, 음력 시월 초아흐렛날
늦잠을 잤다.
아니다. 의도적으로 늦잠을 잤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어제 아버님 기제사를 모시러 이른 아침 출발을 하여
인천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느라 피곤했던 것이다. 또한
오는 길, 원주에 있는 단골 정비소에 들려 월동준비를
위한 자동차 점검과 수리를 하고 오느라 많이 늦었다.
이래저래 촌부의 상태가 예전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
이제는 서울이나 인천을 오가는 당일치기는 좀 무리가
따르니 말이다. 막내 아우와 매제가 집앞 뜨락에 있는
감나무에 단감도 따고 저녁도 함께 먹고 가라고 하긴
했지만 연로하신 장모님이 산골집에 혼자서 계시니
그럴 수도 없어 그냥 내려왔더니 무리가 따른 것 같다.
늦잠이래야 7시는 넘기지 않는다.
일어나 창문을 열었더니 어제와는 사뭇 다른 딴세상이
펼쳐진다. 밤사이 찬서리 아니 된서리가 내린 것이다.
얼마나 세게 내렸는지 마치 눈이 내려 쌓인 듯하였다.
아주 특이한 것은 된서리가 내리고 꽤 추운 날씨인데
안개가 엄청 자욱하게 끼어있는 것이 너무 의아하다.
기온을 살펴보니 7시에 영하 2도, 그렇다면 한 새벽엔
더 내려갔겠지 싶다. 하루 사이에 이렇게 기후변화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 이곳 산골의 변화무쌍한 날씨다.
엊그제 아내가 버섯사에서 표고버섯이 피었더라면서
몇 송이를 따온 기억이 나서 가보았다. 불과 며칠전에
봤을 때만 해도 나올 기미가 보이지를 않았는데 그새
여기저기 피기 시작한다. 아내는 두들겨주었다고 하여
잘했다고 칭찬을 했었다. 아예 아래 위를 뒤집어 세워
주는 것이 좋을 듯하여 아침부터 힘을 좀 썼다. 버섯을
먹기 위해서는 이 정도 수고쯤이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나저나 오늘처럼 된서리가 내리고 차가워지고 있는
날씨에 버섯이 잘 자라고 피게 되려나 모르겠네.
오늘은 조금 쉬었다가 앞뜨락의 너저분한 꽃대나 좀
자르고 오후에는 인근에 있는 오대산 월정사를 거쳐
상원사에 다녀올까 싶다. 요즘 자나깨나 먼저 가버린
아우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짓곤 하는 아내의 마음도
좀 추스리게 하고, 부처님을 뵙고 처남 녀석의 영면을
위해 기도를 드리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