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벌써 추위라니...
10월 28일, 음력 시월 초하룻날
이른 아침
바깥에 나오자마자
손이 시렵고 코끝이 찡했다.
이틀째
영하 2도의 기온에
지붕에는 하얗게 찬서리가 내렸다.
아직
가을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했는데
심술궂은 추위가 우리곁에 다가온다.
순간
밭에 있는 가을 채소들이 생각났다.
추위고 뭐고 곧장 밭으로 달려나가 보았다.
아뿔사,
서리의 심술에 제모습이 아니다.
배추도, 무우도, 청갓도 얼어버린 것 같다
그래도
아직은 된서리가 아니라서 괜찮을테지?
햇살이 나면 다시 제모습 찾으리라 믿어본다.
동녘에
먼동이 트자마자 아침 산행을 나섰다.
이제 더 추워지면 이 뒷산 오르는 것도 못한다.
이른 아침
서리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나만의 오솔길 따라
혼자 터벅터벅 걷는 이 아침 시간이 너무나 좋다.
저만치
자욱한 안개속에 갇힌 잣나무숲이 촌부를 반긴다.
20년 세월을 서로 보고 마주한 숲이라서 정겹다.
들어서자마자
뭔가를 발견하여 촌부의 눈이 번쩍 뜨인다.
아직까지 잣송이가 풀섶 군데군데 떨어져 있다.
아주 짧은
망설임이라고 할까, 고민이라고 할까?
"주워야 하나, 그냥 두어야 하나?" 갈등했다.
이내
견물생심이 동하여 촌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줍고 또 줍다보니 제법 많이 주웠다.
그렇게
시간반 동안 풀섶을 헤치고 다니다 집에 왔더니
잣송이를 본 아내가 놀랍다는 듯이 반겨주었다.
이렇게
시나브로 모아둔 잣송이가 꽤 될테니
읍내에 내다팔면 제법 쏠쏠한 용돈이 되겠지?
그나저나
벌써 추위라니...
할 일 많은 산골 부부는 조급함에 마음이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