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촌부네 뜨락은...
9월 15일, 음력 팔월 열이렛날
간밤에는
예보에도 없던
쓰잘데기 없는 비가 한동안 이어졌다.
산골의 날씨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제 밭에 나가다가
앞뜨락에서 아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내년에는 앞뜨락을 좀 정리합시다."
"왜?"
"이게 어디 정원이냐? 온통 풀밭이지!"
"이제 당신도 풀밭으로 보이는가베?"
"무질서하고 너저분하니까 풀밭이지?"
"무슨 말씀, 무질서하지만 그 속에 질서가 있다니..."
"아이고~ 답답해!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라!"
"무슨 상관이야! 내가 꽃밭이라는데 누가 뭐래!"
"제발 좀 정리하자니까!"
"그만 하시지! 꽃밭을 꽃밭이라는데..."
"자연인이라고 광고를 하고 다니지 그래?"
"그냥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사세나!"
"다시 물을께! 이게 풀밭이지, 꽃밭이냐구?"
"다시 답할께! 이게 꽃밭이지, 풀밭이냐구?"
"아이고~ 고집불통 영감탱이야! 니 알아서 해라!"
"이렇게 예쁜 꽃이 피는데 무슨 풀밭이라고 난리야!"
말싸움을 해봐야 끝도 없는 것이 산골 부부의 대화...
그렇게
다툼 아닌 다툼
싸움 아닌 싸움을 하다가
둘이 함께 밭으로 나갔다.
토마토 뽑고
오이덩굴 걷어낸 자리에
열무씨앗을 뿌리고 흙으로 덮었다.
이제는 가을이라서
다른 농작물 씨앗은 안된다.
열무나 심어 물김치를 담가 먹을 생각이다.
지난 추석에
우리집 열무 물김치가 큰 인기를 누렸다고...
일을 마치고
들어오다가 또다시
"내년에는 정리하자구?"
"그냥 있는 그대로 살자구!"
앞으로도
이 말다툼은 계속되겠지?ㅎㅎ
"꽃밭이냐? 풀밭이다!"
"풀밭이냐? 꽃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