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IMG_20190913_5.jpg : 촌부의 단상-늘 오늘만 같았으면...IMG_20190913_4.jpg : 촌부의 단상-늘 오늘만 같았으면...IMG_20190913_3.jpg : 촌부의 단상-늘 오늘만 같았으면...IMG_20190913_2.jpg : 촌부의 단상-늘 오늘만 같았으면...IMG_20190913_1.jpg : 촌부의 단상-늘 오늘만 같았으면...[촌부의 단상]
늘 오늘만 같았으면...

9월 13일, 음력 팔월 보름날, 추석
정말 지루했던 가을 장마가 소리소문없이 물러갔다.
민족의 大명절인 한가위 추석날인 오늘은 말 그대로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 드는 아침은 맞이하였다.
이른 아침 기온이 드디어 한 자리 숫자인 영상 9도,
아침 이슬이 차갑게 느끼지고 공기가 차다. 서늘하고
상큼함은 물론 싱그러운 느낌이 얼마나 좋은 모른다.
가을 장맛비를 내려줄땐 원망까지 했던 하늘이었는데
명절날이라고 상쾌한 날씨를 선물해주는 하늘은 역시
고마운 하늘이구나 싶다. 

이제 산골에는 가을이 찾아든 모습이 군데군데 눈에
보인다. 둥글둥글한 호박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으며
가을 채소들도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잘 자라고 있다.
어제는 무우밭에 무우를 솎아주었다. 서너 개의 씨앗
뿌리기를 하여 지난번 하나만 남기고 새싹을 솎아준
이후 두 번째이다. 이번에는 무우 사이가 너무 촘촘한
것 같아서 사이사이 하나씩 솎아주었다. 마을 아우가
가을 무우는 너무 촘촘하면 무우 크기가 작아진다는
말을 해주어 전문 농부님의 말을 믿기로 한 것이다.
솎은 무우잎은 연하고 맛있을 것 같다며 막내처제가
무우청 김치를 담근다고 하여 보내기로 했다. 하기사
일년 내내 사과를 먹게 해주는데 뭔들 못주겠는가?

어제 저녁무렵에는 마을을 한바퀴 돌고 왔다. 한가위
추석명절이라고 아들 녀석이 아비를 위해 마을분들
나눠드리고 자그마한 생필품 선물을 준비하여 왔다.
그 선물 상자를 차에 싣고 이 집 저 집 다니며 인사를
전하고 온 것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우리 마을분들은
정겹고 정답고 인심이 좋고 많다. 이런 마을에 산다는
것은 촌부에게는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가는 집
마다 고맙다고 하시며 이것저것 챙겨주신다. 소박한
선물이 더 크게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다. 손수 빚은
송편이며, 감자전분에 심지어 계란까지... 이 얼마나
정이 넘치는 선물인가? 사람사는 동네에 사는 그런
기분이다. 

어제는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산골 식구들이 모두 다
산골집에 모였다. 적막하기만 했었는데 떠들썩하여서
너무 좋다. 이제야서야 사람이 사는 집 같구나 싶다. 
온식구가 모였다면 큰처제가 양념 돼지갈비를 사오고
고등학교 교사가 된 조카 딸내미가 LA갈비를 주문해
엄마인 막내처제가 솜씨를 발휘한 특제 양념을 하여
회식을 하였다. 정말 즐겁게 맛있게 저녁식사를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함께 살았던 조카 딸내미가
이제는 어엿한 선생님이 되어 돈을 번다면서 맛있는
LA갈비를 사 주는 나이가 되었으니 뿌듯함과 더불어
촌부도 이제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싶다. 나흘 뒤에
다가오는 촌부의 생일을 식구들이 모인 김에 한다며
아들 녀석이 케익을 사와서 자르고 난 뒤 노래자랑이
벌어졌다. 역시 아이들이 있어야 분위기가 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조카 딸내미가 오빠인 아들 녀석과 둘이
얼마나 멋떨어지게 노래를 하며 노는지 온식구들이
흥이나 잔치 한마당을 펼쳤다. 장모님께서도 좋다고
하시며 노래도 부르시고 춤도 추시고 박수를 치시며
흥겨워 하시는 모습을 보는 촌부의 마음이 좋았다.
그래, 늘 오늘만 갔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仲秋佳節
늘 풍요롭고 풍성한 일상이시기를 바랍니다.^^
                                 -산골 촌부 李龍植-
Atachment
첨부 '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2339 촌부의 단상-산골살이 소소한 일들... file 2019.10.02
2338 촌부의 단상-마음을 추스리고... file 2019.10.01
2337 촌부의 단상-See you again. file 2019.09.20
2336 촌부의 단상-촌부네 텃밭의 가을 채소들... file 2019.09.19
2335 촌부의 단상-산다는 것이 참 힘들긴 하지만... file 2019.09.18
2334 촌부의 단상-잣이로구나! 잣, 잣, 잣... file 2019.09.17
2333 촌부의 단상-촌부네 뜨락은... file 2019.09.15
2332 촌부의 단상-식구들이 모두 떠나고... file 2019.09.14
» 촌부의 단상-늘 오늘만 같았으면... file 2019.09.13
2330 촌부의 단상-우와~ 이런 사과는 처음이다! file 2019.09.12
2329 촌부의 단상-타이밍이 기가 막하네! file 2019.09.11
2328 촌부의 단상-허허~ 이놈들 보게? file 2019.09.10
2327 촌부의 단상-과꽃이 피었네! file 2019.09.09
2326 촌부의 단상-제발 나랏일 좀 똑바로 하시오! file 2019.09.08
2325 촌부의 단상-속내를 감추려니... file 2019.09.07
2324 촌부의 단상-가을 장맛비가 지겹네! file 2019.09.06
2323 촌부의 단상-이 산골에도 상수도가 들어온다고... file 2019.09.05
2322 촌부의 단상-가을 장맛비가 추적거리던 날에... file 2019.09.04
2321 촌부의 단상-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file 2019.09.03
2320 촌부의 단상-무우밭 두둑에 북을 주다가... file 2019.09.0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