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때아닌 겨울비가 내리는 날에...
잠에서 깬 이른 아침
잠시 이럴까 저럴까 망설였다.
난롯불을 지필까 말까?
겨울날 아침인데 여느날과 사뭇 다르다.
아침 기온이 영상 8도라서 망설인 것이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라면
굳이 난롯불을 지필 필요가 없겠지만
어제부터 오락가락 추적거리는 비에
꿉꿉함을 없애려면 불을 지피는 것이 좋을 듯
장작을 넣고 불을 지폈더니 기분마저 훈훈하다.
어제 아침부터 시작한 겨울비는
오늘 아침에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때아닌 겨울비가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구장창 쏟아지는 것은 아니고
오다말다를 반복하며 종일 비가 이어졌다.
마치 비의 종류를 총망라한 듯했다.
부슬부슬 거리는 이슬비로 시작하더니
후두둑 후두둑 거리는 장맛비 같다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랑비로 변하여 내렸다.
겨울답지 않은 온갖 종류의 비를 다 보았다.
느닷없는 겨울비에
스키장을 운영하는 관계자들은 물론
겨울 스포츠를 즐기려 찾은 스키어들은
아연실색에 혼비백산을 하는 눈치일게다.
이틀째 내리는 비에 인공설이 녹고 있으니...
하지만 산골살이하는
평범한 촌부로 살아가는 이 사람은
하얀 눈이 아니고 겨울비가 부슬거리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좋은 것인지 모른다.
눈이었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며...
어제 저녁무렵
아내가 전화하여 택배가 왔으니
올라올때 차에 싣고 오라고 하였다.
하나밖에 없는 처남이 보내온 제주 서귀포 감귤
이렇게 고마울데가...
연로하신 엄마를 모시고
형제들이 떠난 산골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큰 누이와 큰 매형을 위한 배려인가 보다.
장모님께도 드리고 우리도 먹어야겠다.
겨울철 면연력 강화와 감기 예방에 좋다니까...
이렇게 겨울비가 오는 날에는
딱히 해야할 일도,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유유자적 한가로움을 즐기면 되는데
뭘 하며 오늘이라는 하루를 채워볼까?
인근 작은 극장의 영화도 마땅찮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