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마음을 가다듬어 보려고...
아내와 함께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40분 거리에 있는
오대산 월정사에 다녀왔다. 장모님도 모시고 갔었지만
걸어가시는 것이 불편해 자동차에 계시겠다고 하셔서
아내와 둘이서 법당으로 올라갔다. 늘 얼렁뚱땅이라서
불자라고 하기도 많이 부끄럽고 그저 무늬만 불자라고
할 수 있는 촌부이긴 하지만 언제나 절에 가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숙연해진다.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마음이 허한 것일까? 삶이 팍팍하고 힘드는 것일까?
생각은 하고 있지만 행동은 따로 놀고 있는 촌부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일상에 너무 얽매여 살다보니
늘 마음만 가지고 있을 뿐이고 행동으로 실천을 못해
그럴 것이다. 비록 절에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법당에
들어가 부처님을 향해 삼배를 마치고 나서 합장하고
꿇어 앉았는데 어디에선가 이렇게 꾸짖는 듯했다.
"이 어리석은 촌부야!
우주의 모든 사물은 항상 돌고 변하여 같은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아니한다는 부처님의 거룩하신 가르침,
제행무상(諸行無常)을 잊었느냐 모르느냐? 그 뜻을
알고 있다면 그 무엇에 그렇게 집착을 하고 있느냐?"
그렇다! 그 무엇엔가 집착을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 집착하는 마음을 버려야 하는데 왜 버리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쩔 수없는 생활인이라서 그런 것
인가? 틀림없이 일상에 찌들어 그런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흔히들 절에 간다하면 무엇을 빌려고 가느냐,
절에 다녀왔다고 하면 무엇을 빌었느냐고 묻곤 한다.
어리석은 질문이다. 비록 이 촌부가 무늬만 불자라고
하더라도 절에 가는 것은 그 무엇을 빌려고 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고,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가는 곳이 절이며, 바로
그렇게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촌부라서 아무런 생각없이 부처님 앞에 꿇어
앉아 반야심경을 마음속으로 암송을 했을뿐 아무것도
빌지않았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가볍고 홀가분하다.
어느새 오늘이 11월 마지막 날이다. 내일이면 달력이
달랑 한 장이 남는 2018년의 마지막 달, 12월이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또 나온다. "세월 참 빠르다."
세월이 가는 만큼 마음도 성숙해져야 하는 것인데...
오늘도 여전히 추운 아침이다. 어제와 같은 영하 8도,
이제 점점 겨울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그동안
여느해에 비해 춥지않은 겨울을 시작한 것 같아 정말
괜찮았다. 겨울이 추워야 겨울답다고 하는 사람들은
배부른 사람들의 말장난이 아닐까 싶다. 우리와 같은
서민들은 따뜻함이 좋으니까... 오늘이 지나고 12월이
시작되는 내일부터 하나뿐인 아들 녀석의 하는 일에
변화가 있다고 한다. 좋은 일이다. 부모는 자식이 잘
되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하는 말이 이해가
된다. 아들이 발전하는 모습이라서 기분이 좋은 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