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갑작스레 아들 생각이 나서...
과연 나는 아비 노릇을 제대로 하였을까?
촌부가 스스로에게 가끔씩 던져보는 질문이다.
촌부에게 자식이라곤 달랑 아들녀석 하나뿐인데
녀석과 떨어져 산 세월이 17년째로 접어들었다.
서로가 바쁜 현대생활에 가까운 거리도 아니라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만나는 것도 그렇게 녹녹하지
않음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게 아들녀석을 그리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촌부보다 산골아낙 아내가
더 애를 태우며 자나깨나 아들 걱정을 하고 있다.
품안에 자식이라고들 하지만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 녀석이 대학 2학년을 마치고 군입대를
앞둔 무렵에 우리부부는 녀석을 도시에 혼자 남겨
두고 산골살이를 감행했다. 좋게 말하면 일찌감치
독립을 시킨 것인데 우리의 우려와는 달리 혼자서
잘 지냈다. 군생활이후 다시 복학하여 졸업하였고
몇년을 더 공부한 후에 녀석의 포부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직업을 택하여 나름 소신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저 우리부부는 고마울 뿐이다.
요즘과 같은 청년실업시대에 당당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 남부럽지않음이라 너무나 고맙다.
다만 조금 아쉬움이면서 걱정이라면 아직까지도
장가를 들지않은 것이다. 우리부부의 바람이라면
녀석이 하루빨리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산다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을텐데...
오늘의 화두대로 내아들에게 제대로 아비 노릇을
했을까? 솔직히 내가 내 삶을 사느라 아들에게는
많이 소홀하지않았나 싶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자식을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러고 보니 아들녀석이 스무살
까지는 함께 살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었는데
산골살이 한답시고 녀석에게 제대로 못해준 것이
못내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다. 어려서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모범아빠였는데... 그래도 일찍 독립을
시켜서 그랬는지 아님 천성적으로 심성이 착해서
그랬는지 녀석은 잘 성장해주었다. 아내와 가끔씩
하는 이야기이지만 못해준 것이 잘해준 것 보다도
아주 많아서 녀석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지만 이런
우리부부 마음을 헤아려주는 녀석이 정말 고맙고
사랑스럽다. 아비 노릇을 제대로 못했음인데...
오늘따라 대학시절 밴드 리더싱어를 했던 녀석의
노래가 듣고싶다. 노래를 무척이나 잘 부르는데...
사랑한다. 아들아!
영하 7도의 아침 기온, 지붕위에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산새들이 봄소식을
가지고 왔노라고 지저귀며 노래를 하는 아침이다.
오늘도 난로에 장작을 가득넣고 불을 지펴놓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고교동창 등산모임 요산회의
시산제가 서울 도봉산에서 있는 날이구나. 멀리서
살다보니 참석을 못한다. 이런날은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데... 못감이라 아쉽고 마음이 그렇다.
친구들아! 올한해 무사 무탈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 잘 지내고 즐거운 산행들 하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