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간만에 뒷산을 올랐더니...
두어 달 전 산에서 나무작업을 하다가 손을 다쳐
치료를 했으나 덜 나았는지 또 탈이 나서 원주에
있는 정형외과에 다녀왔다. 다친 손등에 염증이
생긴 부위를 간단한 시술로 치료한 후에 약처방
해주며 괜찮을테니 걱정말라는 의사선생님 말씀,
"이번에는 괜찮겠지?"라고 중얼거리며 처방해준
약을 약국에서 사가지고 장모님과 아내가 가있는
마트로 갔다. 쇼핑을 마치고 가끔씩 원주에 가면
장모님께서 좋아하셔서 들리는 "봉화설렁탕"에서
점심을 먹었다. 장모님과 아내는 갈비탕, 촌부는
설렁탕을 맛있게 먹고 왔다. 오는 길에 5일장이라
장구경삼아 잠시 들렸다가 집에 왔다.
낮에는 기온이 오르고 햇살이 좋아 모처럼 뒷산에
올라가 보았다. 아직도 응달에는 군데군데 겨우내
내렸던 눈이 덜 녹아 쌓여 있다. 겨울동안 춥기도
하고 눈도 많이 내려서 뒷산으로 다니던 산책같은
아침 산행을 못했다. 춥다거나 내린 눈 때문이란
것은 핑계고 사실은 점점 게으른 탓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거의 하루도 거르지를
않고 산행을 했었다. 아무래도 나이탓에서 그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촌부가 혼자 밟고 오르내리며
자연스레 생긴 산기슭 오솔길은 늘 정겹고 좋다.
나무도, 풀도, 돌도, 흙도 모두다 너무 오래간만에
올라온 촌부를 반기는 듯했다. 이제는 자주 오마
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산길을 걸었다.
내려오다보니 중간중간에 잘 마른 통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장작불을
지피는 촌부의 눈에는 그런 나무가 땔감으로 보인
것이다. 무거워서 많이 들고 올 수는 없어 조금씩
여러번을 나르다보니 어느새 공터에 그득 쌓였다.
이 정도면 얼마남지않은 이번 겨울은 충분하겠다.
집에 오니 아내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손이 아파
병원치료를 받고 온 사람이 그새를 못참고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촌부를 위해서 하는 말인지라
뭐라고 대꾸도 못한 촌부다.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도 더 기온이 낮고 더 춥다.
영하 10도이니 다른 고장의 한겨울 날씨라고 할
정도이다. 지붕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아 마치
눈이 내려쌓인 듯하다. 다른 고장에서 이 추위를
꽃샘추위 하는데 산골에는 늦추위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산골의 꽃샘추위는 이 달 말쯤에나
오게 될테니까. 빨리 겨울이 갔으면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