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또 한 해가 저무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난로에서 어젯밤 장작불을
지펴서 타고 남은 재를 꺼내 밭에다가 버리려고
바깥으로 나왔더니 손발이 시렵고 코끝이 찡했다.
아침 기온이 무려 영하 18도까지 곤두박질 쳤다.
어제 아침 이맘때보다 10도나 더 떨어진 것이다.
어둠이 겉이기 전이라서 하늘에는 별이 총총하고
어제 오전까지 오락가락한 눈은 온통 하얀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이렇게 한가롭게 설경을 바라보는
것은 더 없이 좋은 눈요기이기는 하지만 내린 눈
때문에 아내는 또 고생을 했다. 저녁무렵 촌부도
잠시 내려가 마무리를 하고 왔지만 아내의 수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아내는 제설작업 때문에
밤새 끙끙 앓았다. 옆에서 그 소리를 듣는 촌부의
마음이 짠하고 아픔으로 다가왔었는데 자고나면
괜찮을지 걱정스럽다. 산골살이 어언 16년째인데
아직도 늘 초보처럼 이러고 산다.
오늘, 내일이 지나면 또 한 해가 우리들 기억속의
저편으로 사라지면서 새해가 우리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촌부는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지나간 한 해를 돌이켜보며
늘 반성을 하고 후회를 하게 된다. 좀 더 열심히
좀 더 남을 배려하며 살았어야 했었는데 하면서...
무슨 미련이 그렇게도 많이 남아서 그런지 해마다
거의 똑같은 생각,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은
아마도 삶을 제대로 못살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지나간 것에 대하여 쓸데없이 집착을 하고 미련을
갖는 것은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닐텐데 왜 자꾸만
이러는 것인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조금 좋게
말하면 삶에 대한 애착이라고 할 수가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보편적인 생각으로 애착보다 집착이
맞는 것이라서 결코 좋은 생각은 아니겠지 싶다.
그래! 어차피 지나간 일인데 기억의 한쪽 구석에
넣어두고 그냥 잊어버리자. 그리고 새로운 것으로
마음을 정화시켜 새로운 해, 새로운 각오,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향해서 도전을 해보기로 하자.
코가 따갑지 점막이 어니까
눈알도 시리고
손끝발끝은 서서히 얼어 저리고
수십년전에 겪었지만 생생하다
그땐 그게
고통인지도 몰랐지 젊었으니
밤이 깊으면 아침이 오듯
추위가 깊어가니 봄두 오겠지
62번째 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