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고사리 출현, 취나물 등장...
긴밤에 비가 제법 내렸었나 보다. 이른 아침
앞산 뒷산의 허리에 걸려있는 것이 안개인지
구름인지는 모르지만 비내린 뒤라서 봄날의
아침 경치가 참 좋다. 며칠동안 비와 강풍에
뒷산을 못올랐다. 비온 뒤라서 산에 가려면
옷이 젖고 아침 산행을 하기에는 애로사항이
있을텐데 갈까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배낭을
챙겨 매고 우의 입고 장화 신고 집을 나섰다.
다녀오면 아내에게 또 한 소리를 들을텐데...
해마다 이맘때면 아침마다 올라가 산나물을
뜯고 고사리를 꺾는 곳으로 향했다. 집에서
조금 먼산이지만 운동삼아서 다니는 곳이다.
한참을 오르다보니 우리가 흔히 취나물이라
부르는 참취와 개미취가 연녹색의 잎파리를
내밀고 나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어찌나
반가운지 정신없이 한참을 뜯었더니 배낭이
이내 한가득이다. 내려오는 길에 고사리가
서식하고 있는 쪽으로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고사리가 군데군데 쑤욱 나와 반긴다. 마치
오무린 예쁜 아기들 손처럼 보인다. 이 또한
반가운 만남이다. 일년만이니까 반갑지 아니
하겠는가? 숲이 우거진 나무 사이를 헤치며
고사리를 꺾다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한참을 돌아다녔다. 아마 지금쯤이면 아내가
일어났을 것이다. 아쉽지만 욕심을 내지않고
산을 내려왔다. 오늘 아침에 못다 돌아다닌
곳은 내일이나 모레 다시 또 오면 되니까...
집에 내려와 오늘 받은 자연의 선물꾸러미를
풀어 데크 탁자에 내려놓고 아내를 불렀더니
'비와서 축축한데 뭐한다꼬 식전 댓바람부터
산에 갔다왔소? 어이구~저 꼬라지 좀 보소?'
라며 한 소리를 했다. 나뭇잎에 풀잎에 맺힌
빗물에 바지가랭이는 물론이고 우의를 입은
위에도 모자를 쓴 머리까지 후줄근하게 젖어
촌부의 꼴이 말이 아니었으니 한 소리 들을
만도 하다. 그래도 웃으며 한마디를 하였다.
'고사리 출현, 취나물 등장...'이라고 했더니
'벌써? 우와~ 오늘 수확이 좋네요.ㅎㅎ'라며
이내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좋아라 하였다.
이제부터 촌부는 산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지는 시기가 되었다. 즐겁게 기쁘게 자연이
주는 고마운 선물을 받으러 다니게 되어서...



취에 고기 한점
위에 고사리놓고 한입싸서
소주 한모금 털어 넣구 쌈을 우적 씨브믄 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