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세 계절의 공존인가?
아침은 하얗게 서리꽃과 함께 했는데 한낮은
마치 여름인냥 태양이 작열하여 살갗을 검게
태우려했다. 계절은 봄인데 하루라는 시간적
테두리안에 세개의 계절이 다 담겨져 있는듯
우스쾅스러운 산골의 날씨이다. 온갖 꽃들이
피어서 한창 무르익은 봄날인데 촌부는 무슨
뚱딴지같은 표현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른 아침 바깥에 나갔더니 꽃들이 만발하여
눈을 즐겁게 하고 동이 트기도 전인데 꿀을
따려는 부지런한 벌들의 날개짓이 시작되고
있었다. 향긋한 꽃내음이 촌부의 코를 자극
하고 있다. 어제 오후만 해도 필듯말듯 했던
조팝나무에는 어느새 쌀밥처럼 하얗게 꽃이
피어 아침을 수놓았다. 앵두꽃도 자두꽃도
벚꽃도 개복숭아꽃도 이에 질세라 화사하게
꽃이 만발하였다. 봄날을 장식하는 아름답고
예쁘고 귀엽고 정겨운 모습들이라서 촌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 꿀따는 벌처럼 이 꽃에
갔다가 저 꽃에 갔다가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코를 대고 킁킁거리고 있다. 봄내음이 좋다.
꽃내음이 좋다. 훤하게 날이 밝아오고 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자연의 선물찾아
산에 올라가야겠다. 배낭에 비닐봉지 몇개와
물병을 챙겨넣고 집을 나섰다. 아침공기가
상쾌하여 어찌나 좋은지 모르겠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지만 그저
좋다는 느낌이 들뿐이다. 오늘은 어제그제와
다른 산길을 올랐다. 16년째 다니는 곳이라
눈감고도 오르내릴 정도이다. 오늘은 얼마나
많은 자연의 선물이 촌부에게 주어질까 하며
산을 갔는데 고맙게도 선물이 많아서 좋다.



그러니 무릉도원. 선계야
좀 얼드라도 참은만큼 견디래요
고진감래 대기만성(?) 원안진구 야